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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총수들…한국 대기업 경영구조 바뀌나

기사입력 : 2019년03월29일 16:42

최종수정 : 2019년03월29일 16:42

대한항공·금호아시아나 등 총수 퇴진
"기업별 상황에 따른 것" vs "한국 기업 경영구조 바뀌는 조짐"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Chaebol.'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린 단어다. '재벌'을 뜻하는 단어로 한국의 대기업 형태를 뜻한다. 이처럼 '재벌'로 표현되던 한국의 총수 중심 기업 형태가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국내 유력 대기업집단 총수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일이 이어지면서다. 경영 투명화 등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와 악재로 인해 타의로 자리에서 내려오는 일이 겹치면서 총수들의 퇴진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는 그룹 총수들의 신변 변화가 많다.

가장 이슈가 된 곳은 대한항공이다. '갑질 논란' 등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은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직위까지 박탈당하면서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권을 잃었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통해 실질적인 지배력은 유지하지만 조 회장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내놓은 건 일대 사건이다. 

항공업계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스로 물러나는 방식을 택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것이다. 악재에 발목이 잡혀 책임을 지기 위해 자발적인 퇴임 형태를 취했다는 분석이다.

◆ 주주·시장의 눈 높아져 총수 집중 체제 부담

이렇다 할 악재없이 순수하게 자발적인 사퇴를 택한 총수도 있다. 코오롱그룹의 이웅열 회장이 주인공이다. 이 회장은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에게 경영권을 맡기면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투명 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총수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번 주총에서 염재호 전 고려대학교 총장을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같은 이사회 책임 강화 및 경영진과 분리하려는 움직임은 몇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해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겼다. 삼성전자도 현재 CEO와 이사회 의장이 다른 인물이고,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이번 주총에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처럼 총수들의 퇴진 등에 대해 재계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해당 기업들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자녀들에게 승계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하나다. 이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의 경우 바로 자녀에게 승계하는 것은 부담이 되니 일단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면서 승계 시점을 저울질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대로 한국의 기업 경영에 대한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주주와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총수 집중 체제는 더이상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흐름을 일찍 읽은 총수는 자발적으로 권한을 내려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과 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조 회장의 재선임 반대의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그 위력을 보여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 총수는 과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 총수와는 달리, 그룹 전반적인 미래를 구상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위치"라며 "일부 불미스러운 일로 총수 경영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됐지만, 한국 경제 특유의 구조를 감안할 때 무조건 '펀드 자본주의'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문경영인 중용, 이사회 의장 분리 등은 경영 투명성과 선진화를 위한 기업들의 구조 개선으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업들의 경영권 안정에 들이는 비용 증가로 사업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앞으로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나 연구개발(R&D)에 쏟아 부어야 할 자원을 경영권 방어에 투입할 것"이라며 "기업 운영자 관심과 기업의 자원이 국민연금보다 많은 우호지분 확보하는데 쏠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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