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정 기자 = 캐나다에서 벌어진 일명 '여행객 방치 논란'을 둘러싼 관광객-여행사간 진실공방이 뜨겁다. 여행객들은 하나투어가 패키지 여행임에도 기상악화를 이유로 사비를 털어 자유여행을 요구했다고 분노했다. 여행사는 해당 상품은 원래 9~11일은 식사불포함에 자유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17일 SBS '8뉴스'는 기상악화로 항공기가 취소되자 가이드 없이 사비로 자유여행을 강요 당했다는 여행객 사연을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관광객 최모씨 가족을 포함한 12명은 밴쿠버공항에서 여행사와 가이드가 연락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숙을 했다. 이들은 가이드와 하나투어 측이 자신들을 방치하고 사비로 자유여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쳐] |
하나투어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해당 패키지는 지난 2월 9~14일 옐로나이프와 록키 지역을 둘러보는 하나투어 '캐나다 오로라/로키 7일(HCP283)' 상품이다. 일정 상 여행자들은 첫날 밴쿠버에서 오후 3시25분 비행기를 타고 옐로나이프로 향하게 돼 있다.
문제는 밴쿠버공항을 떠나 옐로나이프로 향하던 비행기가 기상 악화로 회항하면서 벌어졌다. 9일은 물론 11일까지 항공편이 취소된 상황. 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9~11일은 자유일정이었지만 캘거리 지역을 둘러보는 패키지 상품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는 경유지인 밴쿠버에는 가이드가 없던 상황이고, 가이드가 소식을 알고 밴쿠버로 향하는 동안 관광객이 공항에서 머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하나투어, 가이드 어느 누구도 연락이 닿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원래 9~11일은 전일 식사 불포함·자유일정이기 때문에 고객들을 밴쿠버 공항에서 노숙하게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며 "경유지역인 밴쿠버에는 가이드가 없다. 고객들을 만나러 가는 시간이 지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이 입수한 해당 패키지 일정 확인 결과, 9~11일 동안 전일 식사가 불포함이며 오후 8시30분부터 진행되는 오로라 관측 전까지 관광도 휴식 및 자유시간이라고 표기돼 있다.
다만 피해를 주장하는 관광객 일행 천모씨는 "식사비도, 호텔도 지원이 안 되는 조건이었다. 패키지 여행으로 왔는데 사비로 다 하라는 건 말이 안되지 않나"고 반발했다. SBS는 "또 다른 일정을 진행하려고 하나투어가 일행들에게 모두 동의서 사인을 요구, 관광객이 거부하자 일정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가이드를 철수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는 "일정은 물론 공항까지 가이드가 동행했다"고 반박했다.
회사 자료를 보면 관광객은 이미 옐로나이프 호텔 비용을 지불했지만 일정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하나투어는 호텔 금액에 변경된 호텔, 공항 셔틀, 자유일정에 대한 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적혀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여행 상품이라고 다 해줄 거라 믿고 구매하면 안 된다. 일정표를 꼼꼼하게 읽고 포함, 불포함 사항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여행사가 아무리 일정표에 표기된 대로 했다지만, 책임지지 않으려고 빠져나갈 구멍만 만들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youz@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