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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규제 놓고 기재부 vs 공정위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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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세법 시행령 개정 놓고 이견 노출
사전조율 없이 입법예고 후 뒷북 취소 논란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놓고 엇박자를 내면서 경영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재계의 민원을 받아들여 상속·증여세법상 규제 완화를 추진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된 것.

이처럼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정책은 경영계의 실망감만 높이고 최근 청와대의 친기업 행보에도 '찬물'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세법개정 후속조치로 21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 '줬다 빼앗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완화

하지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됐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부과 예외조항'이 삭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경영계 입장에서는 줬다 빼앗긴 셈이어서 허탈감이 더욱 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23일 개최된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대주주 일가 지분이 3% 이상인 계열사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매출액이 정상거래비율(대기업 30%, 중견기업 40%, 중소기업 50%)을 넘으면 지배주주가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이 같은 규제에 대해 경영계는 '특허 등 독점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불가피하다'며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고 기재부가 규제완화 차원에서 예외조항을 추가하고 나선 것이다.

기재부가 1월 초 입법예고한 개정안에는 "수혜법인이 규격·품질 등 기술적 특성상 전후방 연관관계가 있는 특수관계법인과 불가피하게 부품·소재 등을 거래한 매출액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했다. 특허를 보유한 계열사와의 거래는 규제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개정안을 취소하고 돌연 현행대로 규제를 유지하기로 의결됐다. 홍남기 부총리가 취임 이후 '기업 기살리기' 차원의 추진한 규제완화 정책이었지만 부처간 이견으로 무산된 셈이다.

기재부는 시행령 개정이 부결된 이유로 "특허 보유에 따른 거래 실태조사 등 현황 분석을 거쳐 추후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기재부 "규제완화 차원" vs 공정위 "악용 우려"

문제는 경영계가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관련 규제를 관계부처가 사전조율 없이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점이다.

부처간 이견을 보일 수는 있지만 관계부처 간 충분히 조율되지 못하면서 경영계나 이해관계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6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간 상생방안 발표회를 통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가 반대에 나선 이유는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한 상황에서 자칫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처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 일감몰아주기 관세면제 방안에 대해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도 규제완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공정위 등 관계부처와 사전조율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후 공정위의 반대의견이 제시되어 논의 끝에 합리적인 방향으로 좀 더 보완하기로 한 것"이라며 "사전에 충분히 조율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진그룹과 같이 일부 재벌기업 총수일가의 갑질행태가 정부의 규제완화 기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부 재벌기업의 행태를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면서 "부처간 의견조율을 거쳐 좀 더 세밀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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