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삼선전자 지분 5.03% 보유..."저평가 판단에 매수 나선 것"
올해 실적 상저하고 예상..."분기 실적 저점인 2분기가 매수 적기"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면서 향후 주가 방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증권가에선 블랙록이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을 겨냥한 저점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미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추격 매수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블랙록 [사진=로이터 뉴스핌] |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BlackRock Fund Advisors)는 특별관계자 15인과 함께 삼성전자 주식 3억39만1061주(지분율 5.03%)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날 공시했다. 블랙록은 국민연금(1월 24일 기준 8.96%), 삼성생명(1월 14일 기준 7.48%)에 이어 삼성전자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블랙록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약 13조900억원에 이른다. 블랙록은 지난해 운용자산이 약 6조달러(67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큰 손 투자자다. 장기투자 성향을 가진 펀드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에선 블랙록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수 했다고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확신보다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금보다 더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샀을 것"이라며 "액면분할 이후 4만원대에서 거래되는 주가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여전히 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가장 많이 산 종목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2조54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19.4% 올랐다. 반도체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 전망으로 지난 연말까지 하락세였던 흐름과 반대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초 삼성전자 주가 상승 원인은 경기 불확실성 완화, 3개년 주주환원 정책, 메모리 판매가격의 급속한 하락이 다운사이클(불황) 기간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흐름은 제학적일 전망이다. 노근창 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 대비 25% 가량 올라 더 사기엔 한계가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당분간 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속도조절을 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은 작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올 상반기까지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주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6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지만,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가파른 하향 조정을 겪으며 최근 전망치는 38조8000억원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9조3000억원,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28.7% 줄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실적 회복을 투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실적에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지만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연초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영향으로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추격 매수 보다는 조정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DRAM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2분기 신규 서버 CPU 출시, 서버 투자 효율화 한계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급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기 실적 저점인 2분기가 매수 적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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