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최근 한 주 사이 채권펀드로 뭉칫돈이 유입됐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한파가 날로 고조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매입에 잰걸음을 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식펀드는 자금 썰물을 나타냈다. 특히 유럽 주식펀드의 자금 유출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한 주 사이 채권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94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특히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투자등급 채권에 47억달러의 ‘사자’가 집중,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국의 경제 지표 둔화가 두드러지는 데다 이탈리아가 지난해 침체에 빠진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유럽 경제 역시 홍역을 치르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오프’ 전략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다.
주식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총 150억달러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최근 11주 가운데 10주에 걸쳐 ‘팔자’를 기록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주식펀드가 152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나타냈고, 유럽 주식펀드 역시 37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47주 가운데 46주에 걸쳐 ‘팔자’가 지속됐다.
반면 일본과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는 한 주 사이 각각 44억달러와 13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경기 한파에도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한 것은 지난해 가파른 폭락으로 인해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긴축 사이클이 크게 감속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연준은 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사실상 금리인상을 중단할 뜻을 내비쳤고,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올해 말과 내년 1분기 사이 금리인하 가능성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상황이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지난해 극단적인 비관론을 드러냈던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됐다고 밝혔다.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 불 앤 베어 지수가 3.3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것. 연준의 비둘기파 정책 기조를 앞세워 위험자산이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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