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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는 2가지 이유

기사입력 : 2019년01월21일 12:15

최종수정 : 2019년01월21일 12:39

'금융감독' 공공성 막중한데 견제수단 적어
2017년 최수현 전 금감원장 채용비리 발단
채용비리·부정청탁·방만경영 취약한 구조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오는 30일 예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감독'이라는 막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3분 2를 민간금융사들이 분담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채용비리와 낙하산 인사, 부정청탁, 방만경영의 온상으로 전락하면서 이제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관리감독을 받는 게 합당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 금감원, 채용비리·낙하산 온상…공공기관 지정해야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0일 올해 첫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등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감독'이라는 공공성이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정책을 수립하지만 금융감독 실무는 금감원이 수행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융위보다 금감원을 더 무서워하는 게 현실이다.

또한 감사를 비롯한 금융사 임원 자리를 놓고 금감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질 않으면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금감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재작년 가을 정점을 찍었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2014년 국회의원의 아들을 부정하게 채용시키기 위해 채용기준과 면접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이에 기재부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해 1월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 했으나 금융위원회가 적극 반대하면서 조건부로 미뤄졌다. 공운위는 대신 1년 동안 공공기관에 준하는 경영공시, 채용비리 개선, 상위부처(금융위) 경영평가, 감사원 지적사항 이행 등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 금융위가 추진실적을 공운위에 보고하고 추진결과가 미흡할 경우 2019년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채용비리와 방만경영 등으로 감사원 등에서 문제가 제기됐다"면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1년간 조건부로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직원 42%가 3급 이상 간부…평균 연봉 1억375만원

1년이 지난 현재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금감원의 문제점은 얼마나 개선됐을까. 정부가 제시한 4가지 개선책 가운데 경영공시, 채용비리 개선책은 이행됐지만 다른 사항은 여전이 미흡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금융위의 경영평가에서는 2년 연속 'C'를 받았다. 특히 2017년 9월 감사원이 '상위 직군 인력을 공공기관 평균치인 전체의 30% 수준으로 줄이라'는 요구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현재 42%에 해당하는 상위직군을 향후 10년간 35%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기획재정부]

금감원의 방만경영도 도마에 오르는 단골손님이다. 2017년 기준 금감원 평균 연봉은 1억375만원으로 국민의 정서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주요 은행의 평균 연봉이 8000만원 후반에서 9000만원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금감원의 연봉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비교된다.

정부는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대해 금감원이 10년에 걸쳐 이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금감원의 반발은 가당치 않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금감원의 우군 역할을 했던 금융위도 올해는 '공공기관 지정'에 동의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금감원은 정부(금융위) 평가에서 C등급에 불과했고, 감사원의 지적사항도 적극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공운위원들이 금감원이 얼마나 개선됐느냐를 판단하고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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