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한일 레이더 공방’ 장기화…軍 “日, 고급 군사기밀 공개 요구”

기사입력 : 2019년01월16일 20:56

최종수정 : 2019년01월16일 20:56

14일 한일 실무급 회의서 쟁점 사안 논의
3가지 쟁점…저공비행‧레이더‧정보 공개
日 “韓, 사격용 ’지향성 레이더‘ 조사” VS 韓 “레이더 조사 안 돼”
日, 전체 레이더 정보 공개 요구‧日은 일부만 공개…정보 비대칭 논란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한일 레이더 공방’과 관련, 한일 군사 실무자들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실무급 회의를 열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공방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일 국방당국은 지난 14일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에서 일본 해상 자위대 P1 초계기의 저공비행 및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의 STIR 레이더 조사(照射‧광선 따위를 쬐다) 여부 등에 관해 한일 실무급 회의를 개최했다.

한 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한국대사관에서 개최된 1차 회의에서 우리는 일본의 일방적 행태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하는 한편 이번 사안이 아베 신조 총리 등 고위급 선이 아니라 실무협의를 통해 해결할 사안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특히 인도적 구조 활동 중인 우리 측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저공비행은 국제관례 위반이며 승조원이 위협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부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오후에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선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STIR(레이더)를 방사하지 않았으며, 일본과 한국의 레이더 정보를 동시에 공개하는 것이 억지주장임을 강조했다”며 “우리의 입장은 ‘STIR 레이더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이 먼저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이며, 이에 따라 일본에 주파수 제원 제공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쟁점 셋…저공비행 여부‧레이더 조사 여부‧정보 공개 범위
日 “정보 일부 공개 할 테니 韓, 전체 정보 공개하라”
韓 “日 공개 요청 정보, 군사 기밀…정보 비대칭‧동시 공개도 말 안 돼”

한일 양국의 군사당국은 크게 세 가지 지점에서 대립하고 있다. 일본 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했는지,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STIR 레이더를 쐈는지, 그리고 한일 양측이 서로의 레이더 정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공개할 것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다.

우선 일본은 국제민간항공협약(ICAO)을 근거로 ‘당시 초계기의 비행이 저공비행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ICAO는 ‘해수면과 항공기의 간격이 150m 이하면 항공기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저공비행’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일본 초계기와 한국 해군 함정의 거리가 150m보다 멀었기 때문에 저공비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의 당시 비행이 명백한 ‘저공 위협 비행’이라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ICAO에 관련 규정이 있지만 이는 민간 항공기에만 해당이 되는데다 해수면과(의 거리) 150m를 규정한 것이지 군함과의 관계를 규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또 (일본 측이) 12월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함수(뱃머리) 쪽으로 향하는 비행, 공격으로 오인하게 하는 비행, 상선을 선수적으로 횡단하는 비행 등을 관례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돼 있는데 이 세 가지에 (이번 일본 초계기의 비행이) 모두 해당된다는 점을 (실무회의 때) 정확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 저공비행이라는 사실에 대해선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함정 승조원들이 위협을 느꼈다는 것에 대해선 ‘일부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우리 함정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STIR 레이더를 쐈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레이더는 크게 탐색용과 사격용(공격용)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일본 측에서 우리가 쐈다고 주장하는 STIR 레이더는 공격을 위한 일종의 ‘지향성 레이더’다.

지향성 레이더는 사격을 위해 목표물을 계속 따라가는 레이더를 말한다. 한일 양국은 이 지향성 레이더를 가동해서 일본 초계기에 쐈는지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STIR 레이더를 일본 초계기에 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광개토대왕함이 가진 기록 장치의 자료를 다 분석한 결과 우리 STIR 레이더가 조사되지 않았다는 명백하고도 과학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며 “그래서 일본에 레이더 조사와 관련한 주파수 자료를 공개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실무회의 때) 일본이 자료를 주긴 했지만 국방과학연구소(ADD) 책에 나와 있는 수준의 정보로, 우리 함정이 일본 초계기에 지향성 레이더를 쐈다는 판단의 근거는 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그러나 일본이 ‘먼저’ 보유하고 있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거나 우리 측이 일본 측에 줄 수 있는 정보에 상응하는 양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보유한 정보를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레이더 정보 공개’와 관련해 한일 양국이 앞으로도 당분간 팽팽히 맞설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관계자는 “우리 레이더가 조사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지만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광개토대왕함의 장비 특성이 다 새 나가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한국이 전체 STIR 레이더 정보를 공개하면 우리도 정보를 줄 테니 상호 검증해서 합의하자’는 입장이지만 고급 군사기밀을 공개하라고 하는 건 굉장히 무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일본은 사안 해결보다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는 실무회의 때 분야별로 (증거를) 입증할 수 있는 전문가를 대동했으나 일본은 그렇지 못했고, 우리가 구체적인 질문을 해도 대답을 잘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 문제는 기술적인 상황으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는 실무자들이 협의를 통해 오해를 해소해야 할 부분인데 일본은 총리, 방위상, 관방장관까지 나섰다”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분란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우리 측이 강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8일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해상초계기 P-1에서 광개토대왕함을 촬영한 영상. [사진=방위성 홈페이지 게재 영상 캡처]

◆軍 “제3국 전문가 통한 검증 제안”
韓, 주파수 특성 전체 요청…日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측 실무자들은 일본 측에 주파수 정보 전체 공개와 제3국의 전문가를 통한 검증, 크게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아닌 제3국의 전문가를 통해 검증하는 방법도 제시했는데 민간 전문가를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이 여기에 응하면 검증 절차와 방법을 추가로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다만 우리가 일본 초계기가 접촉한 위치, 시간, 방위, 주파수 특성 전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 일본이 응하지 않았다”며 “일본은 주파수 특성의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그 특성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집사' 김남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김남준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진심으로 이재명을 위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해 총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확립하면서 '이제는 민주당 의원 170여명 모두가 친명(친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때도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안위와 향후 행보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진짜 이재명의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렇기에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선택에 매번 신중하고 우려스러운 시각을 나타냈었다. 일례로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연임을 반대했다. 지난해 6월쯤 당내 기류는 '리더십이 공고한 이 대통령이 한번 더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참모인 김 실장은 "당을 위해선 연임을 하는 게 맞겠으나 본인(이재명)의 대권을 위해선 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었다. 조기대선을 예상할 수 없던 그 시점에는 연임하는 당대표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까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했다. 이미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성공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굳이 연임해서 지방선거라는 변수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게 김 실장의 시각이었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 [사진=김남준 SNS]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참전하는 것도 반대했다. 대신 원외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이 너무 일찍 국회에 입성하면 이미지나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클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오로지 '대통령 이재명'이 되는 데 유리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한 것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이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를 고민하면서 온화하고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애썼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때 이 대통령의 강한 이미지가 두드러진 만큼 대통령으로서는 신중함을 강조하려고 뒷받침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이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못남기도록 비밀번호를 바꾼 일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에 능한 이 대통령이 밤 늦은 시각에 '날 것 그대로'의 발언을 올릴까 우려해서다.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한 이 대통령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짧은 공중파 방송 인터뷰보다 1시간 이상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유튜브 방송에 이 대통령이 출연하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성남 지역 케이블방송 기자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지는 10여년 정도 됐다. 2014년 재선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성남시 대변인 자리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을 때는 경기도청 언론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국회에 입성해서도 김 실장은 의원실 보좌관, 정무조정부실장 등을 역임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번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선 후보 일정팀 선임팀장을 맡았다. 언론인 출신인 만큼 언론 소통을 총괄해왔다. 국회 기자들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수사와 재판을 취재하는 법조 기자들도 김 실장이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력 좋은' 이 대통령의 일정을 보좌하느라 계엄 직후인 올해 초에는 한동안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업무를 보기도 했다. 김 실장이 담당할 제1부속실은 대통령의 일정, 수행, 현안보고 등 대통령을 최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곳이다. 매 정권마다 대통령의 복심이 제1부속실장 자리를 맡아왔다. '문고리' 혹은 '문지기' 권력으로도 불린다. heyjin@newspim.com 2025-06-13 14:08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