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밴드로 2005년에 데뷔해 14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드라마 ‘아일랜드’(2004)의 OST인 연주곡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던 두 번째 달. 이제는 퓨전, 크로스오버 밴드로 하나의 색깔을 구축했다.
두 번째 달은 세계 각국의 민속 음악을 친근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들의 연주곡에는 대중이 처음 접하는 낯선 악기 소리들이 가득하다. 그렇기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제는 민속 음악에서 퓨전 국악을 선보이고 있는 두 번째 달을 지난 21일 뉴스핌이 만났다.
밴드 두번째달 [사진=(주)모스트컬쳐] |
“저희는 민속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밴드이에요. 민속음악을 공부해서 밴드 음악을 만들 때, 그 재료를 이용하자는 게 첫 뜻이었죠. 처음에는 겁 없이 시작했어요. 한 때는 유행에 따라간 적도 있고요. 그런데 민속 음악이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더라고요. 테크닉도 그렇고요. 이런 요소들이 저희 밴드에 작용하려면, 멤버들 나이가 70살은 돼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김현보)
“월드뮤직을 깊게 한다기보다, 테마 음악에 민속적인 다양한 요소를 가져와서 버무린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각 세계의 민속음악을 하는 건 불가능이라고 판단돼요. 각 나라의 전통 음악은 음악만 담고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문화고 정서잖아요. 그런 모든 것이 외국인인 저희가 깊이 들어가기엔 한계가 있다고 느껴요. 겉으로 보이는 것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 모든 걸 파악하기엔 불가능한 거죠.”(최진경, 이영훈)
민속음악을 기반으로 한 음악을 선보였지만, 이제는 각 세계의 민속음악보다 ‘국악’에 집중을 하고 있다. 두 번째 달은 국립창극단 단원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오르며 우리나라 음악을 조금 더 새롭게,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밴드 두번째달 [사진=(주)모스트컬쳐] |
“정말 돌고 돌아서 국악이랑 만났어요. 저희가 처음 시작을 했을 때, 국악을 염두에 안 둔건 아니었어요. 국악을 언젠가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고요. 월드뮤직의 색채를 가져와서 연주음악을 하는 밴드인데, 국악을 제대로 발전시킬 좋은 기회가 생겼어요. 초창기 꿈꿨던 국악과 함께 하게 돼서 기뻐요. 저희가 2006년에 굉장히 바빴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바쁜 것 같아요(웃음).”(김현보)
드라마 ‘아일랜드’, ‘궁’, ‘구르미 그린 달빛’ OST를 통해 연주곡 밴드에서 드물게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크로스오버 음악과 더불어 가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일한 밴드이다.
“저희 음악은 가사가 없는 게 매력이에요. 가사를 들으면, 그 가사에 맞은 상황을 떠올리느라 다른 연주는 잘 안 듣게 되거든요. 음악만 들으면 그 곡의 연주를 제대로 들을 수 있어요. 그게 두 번째 달의 매력이죠.”(백선열)
“가사가 있는 음악은 창작자가 의도 했건, 안 했건 그 가사에 대한 의미를 강요하게 돼요. 듣는 사람이 자유롭게 곡을 못 듣는 거죠. 저희 음악은 듣는 분들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요. 음악이 세상으로 나왔을 때, 그 곡을 만든 저희의 의도는 상관이 없어요. 받아들이시는 분들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테마 음악이 생기는 거니까요. 그게 연주곡의 장점이죠.”(이영훈)
밴드 두번째달 [사진=(주)모스트컬쳐] |
두 번째 달 역시 지금의 자리에 있기 까지 쉬운 여정은 없었다. 도중에 2~3년간 활동을 잠시 중단한 적도 있었다. 다시 멤버들과 한 마음으로 뭉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그동안 해왔던 ‘음악’이었다고.
“활동을 잠시 쉰 적이 있어요. 그런데 방송에 저희 음악이 BGM으로 계속 나오더라고요. TV에서도 나오는 음악을 저렇게 내버려 두기엔 너무 미안했어요. 흘러나오는 음악을 어디선가 연주하는 팀이 있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어릴 때 카시오페아라는 밴드가 있었는데, 그 분들 음악이 뉴스에 나온 적이 있어요. 그 팀처럼, 저희 음악이 많은 곳에 쓰이더라고요. 그 음악을 연주하는 팀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다시 뭉쳤어요(웃음). 저희 곡이 음악을 다시 하게 만들어준 원동력이 된 거죠.”(김현보)
“사실 음악은 알지만, 그 음악이 저희 밴드의 곡이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어떤 방식으로도 좋으니까,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공연으로 이어지면 더욱 좋고요(웃음). 사실 밴드 음악은 현장에서 라이브로 듣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조윤정)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