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구루들 사이에 경기 절벽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구글의 ‘침체’ 단어 검색 건수가 10년 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실수를 둘러싼 우려와 크리스마스 이브의 주가 폭락, 정부 셧다운 사태 등 혼란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패닉이 실물경제의 침체를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구글에서 ‘침체’라는 단어의 검색이 경기 대공황의 끝자락에 해당했던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전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가 본격화됐던 2008년 1월을 100으로 볼 때 2009년 11월의 ‘침체’ 검색은 35를 기록했고, 올해 12월 검색 빈도는 34로 집계됐다.
지난 2010~2011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른바 ‘더블 딥 침체’에 대한 공포가 고조됐던 당시보다 검색이 더욱 활발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베어마켓’과 ‘연준 금리인상’의 검색어 사용 역시 크게 늘어나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을 둘러싼 경계감을 반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연준의 과도한 긴축이 경제 펀더멘털을 해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패닉 역시 실물경기를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하는 금융시장 지표가 역으로 경제에 충격을 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침체에 대한 공포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기업의 투자 및 고용과 민간 소비가 마비되면서 실물경제의 하강 기류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관은 블룸버그의 칼럼을 통해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하강 기류에도 미국 경제의 침체 리스크는 낮다”며 “하지만 정책 실수와 금융시장 혼란이 실물경기에 커다란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0년 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교 교수 역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연말을 앞두고 내년 증시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흐리다. 부바 트레이딩의 토드 호르위츠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내년 뉴욕증시가 최대 20%의 폭락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침체를 향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휴일 백악관에서 “주가가 기록적인 하락을 나타냈다”며 “이는 엄청난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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