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경영 방식에 따라 3~4년후 구자열 회장 이어 총수 맡을 듯
그룹 미래전략, 계열사간 시너지, 인재양성 등 업무 맡아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LS그룹의 차기 총수로 주목받고 있는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승진을 총수에 오르기 위한 사전 단계로 해석, 3~4년후쯤 그룹 총수를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사진=LS] |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특유의 사촌 경영 문화로 유명하다. 현재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태회, 평회, 두회 형제들의 2세들이 계열사들을 맡고 있다. 사촌 경영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막기 위한 장치다. 10년 정도 그룹 총수를 역임한 후 사촌에게 넘겨주는 방식이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총수를 맡았다. 이어 구자홍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구평회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자열 회장이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수직을 맡고 있다.
구자은 회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사촌경영의 방식에 따라 구자열 회장에 이어 2022~2023년쯤 그룹 총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새로 맡게 된 업무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구자은 회장은 LS엠트론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주사인 ㈜LS 내 신설조직인 디지털혁신추진단을 맡는다. 디지털혁신추진단은 그룹의 중점 미래 전략인 '디지털 전환' 과제에 대한 실행 촉진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인재 양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즉 그룹 경영에 대한 총괄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구자은 회장은 이번 승진에 앞서 최근 두 달간 8차례에 걸쳐 LS지분을 인수하며 3.98%까지 지분율을 높였다. 구자은 회장의 두 자녀인 원경·민기씨도 각각 1000주씩 매수하며 지분율을 늘렸다.
1964년생인 구자은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90년 LG정유로 입사해 2004년 LS전선 중국지역담당, 2009년 LS니꼬동제련 영업담당 등을 거쳐 2015년 LS엠트론 부회장직에 올랐다.
사원으로 시작해 20여년 이상 LS전선은 물론 LG전자, LG상사, GS칼텍스, LS니코동제련을 거쳤다.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국내와 해외를 망라한 현장 경험이 강점이다. LS엠트론 부문회장직을 맡아 트랙터를 중심으로 한 기계사업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