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증가+충당금 반입 효과로 3분기 호실적
4분기부터 성장세 우려…가계대출 둔화 직격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전체 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4분기부터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KB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 우리은행 등 4개 금융사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조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한다.
KB금융이 95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리딩뱅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증가 폭이 가장 가파른데다 환입될 충당금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8800억~8900억원대 순익이 예상돼 KB금융과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이 각각 6500억원, 5800억원으로 뒤를 이을 전망이다.
3분기 실적 호조는 은행들이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을 기반으로 이자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3분기 대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1.9%로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 속도가 견조한 가운데 본격적인 부동산 규제를 앞두고 선제적인 대출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여기에 더블스타로부터 신규 자금을 유치한 금호타이어와 대출 사기 소송이 마무리된 모뉴엘 충당금이 환입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일회성 이익도 늘었다.
호실적이 전망되지만 금융권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정부에서 가계대출 규제 정책을 쏟아내면서 지금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이익(NIM) 개선이 기대 요인이지만, 대출성장률 둔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를 6% 중반대까지 낮추기로 했다. 매년 0.5%포인트씩 낮춰 2021년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인 5%대 초중반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한다. 시중은행은 70%가 넘는 고(高)DSR이 전체 대출의 15%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거래 감소에 따른 가계대출 위축 가능성을 반영하면 가계대출 성장률은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미·중 무역분쟁이나 국내 경기지표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 연간 이익을 일부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결국 승부처는 중소기업 대출이 될 전망이다. 자본비율이 높은 대형은행들이 위험 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은행간 차별화된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앞둔 신한지주와 지주사 전환이 진행되는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며 "또 중소형 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일 수 있어 은행별로 대출 성장세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