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회 회담이 열리면 결실이 있어야"
남측 국회와 북한의 인민회의 위상 비교 어려워
일부 의원 "만남 희망하는 의원만 친목 차원에서"
[서울=뉴스핌] 김선엽 장동진 기자 = 국회가 남북 국회회담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구애를 시작했다.
편지를 보내고 미국에 특사단도 파견,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청와대만 보이던 국면에서 벗어나 국회와 당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를 논외로 한다해도 연내 국회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양측이 만나 논의할 만한 뚜렷한 의제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일단 만나는 게 중요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후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18.09.21 yooksa@newspim.com |
평양을 다녀온 여야 3당 대표가 21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남북 국회회담 추진 등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 의장에게 “김영남 위원장과 40분간 대화했다”며 “북한 최고인민회의와 우리 국회가 연말에 교류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북쪽 관계자들이 검토해서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며, 북측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앞서 문 의장은 국회회담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대통령 수행단을 통해 북측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최태복 의장에게 전달했다.
또 평양을 다녀온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3당 또는 4당으로 동북아평화 외교단을 구성, 워싱턴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 대미특사단을 구성해 미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평양정상회담의 성과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 등을 미국 정치권에 소상히 설명하겠다는 구상이다. 남북 국회회담도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전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지자체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3당 대표들이 18일 오전 성남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럼에도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정동영 대표의 21일 기자회견을 들어보자.
"남에서 100명, 북에서 100명 해서 평양에서 국회회담을 개최하고 서울에선 내년 상반기에 열었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제안했다. 여기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국회 회담이 열리면 결실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의제를 얘기한 듯싶다. 80~90년대 남북 국회 예비회담이 십여차례 있었지만 본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우리 국회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를 같은 위상으로 놓고 보기 어렵다. 양측의 만남이 분명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내기는 힘들다.
김정은 위원장이 얼른 확답을 하지 못 한 것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검토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우리 역시 의회 절반을 차지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회담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지난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친선 교류 차원에서 방북을 희망하는 의원들끼리만 만나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나온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전체 의원 전원이 만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일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회담이면 야당도 같이가는 모양새가 되야 하는데 아직 무엇을 논의할지 아젠다가 정확치 않다"며 "친목 차원에서 축구나 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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