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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 화재에 '요동치는 브라질 민심'…10월 대선 실시도 불투명

기사입력 : 2018년09월04일 12:50

최종수정 : 2018년09월05일 13:45

박물관 화재 진압 시설 '부실'
고생물학 전문가 "이미 예견된 불행"

[리우데자네이루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브라질 국립박물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000여 점의 유물들이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수년간 박물관 운영 자금이 부족해 화재 진압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브라질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진압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대형 화재 발생 후 브라질 국립박물관 지붕이 사라졌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국립박물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 발생 직후 출동했으나, 현장 인근 소화전에 물이 없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로베르토 로바데이(Roberto Robadey) 리우데자네이루 소방서장은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박물관 소화전에 물이 부족해 인근 호주에서 물을 끌어오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소방 인생 중 가장 슬픈 날이었다"고 말했다. 박물관 직원들은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화재 발생 이후 박물관 앞에 시위대가 모여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등 다소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진압하려 했으나, 결국 화재 현장 주변을 개방했다. 시위대는 국립박물관을 껴안는 듯한 모습으로 현장을 둘러쌌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두 정부 연속 제대로 된 지원금을 받지 못해 재정상 어려움을 겪었다. 200년 전통의 국립박물관을 홀대한 정부에 성난 유권자들로 인해 애초 10월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 실시 여부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부터 계속된 경기침체도 브라질 사회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사건으로 시위대가 모였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사건으로 시위대가 모였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세르히오 레이타오(Sergio Leitao) 브라질 문화부 장관은 "화재의 원인은 전기 합선이나 지붕에 떨어진 종이 열기구 둘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는 가정집에서 흔히 종이 열기구를 만드는데, 지붕에 떨어지면 불길이 번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로베르타 데 올리베이라 리베이로(Roverta de Oliveira Ribeiro) 문화부 대변인은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박물관의 상징인 노란 벽은 화재 후에도 남아있지만, 지붕은 사라지고 복도는 까맣게 불탔다. 소방대원들은 진압작업이 끝난 후에도 내부로 들어가 남아 있는 도자기나 그림을 수색하고 있다.

루이스 두아르테(Luiz Duarte) 브라질 국립박물관 부관장은 "앞선 두 정부는 계속해서 국립박물관을 무시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지난 6월 브라질 개발은행(BNDES)이 발표한 지원 예산안 2160만레알(약 57억9074만원)에는 화재방지시설 설치비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대원이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진압 후 잿더미 속에 서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 현장을 보고 눈물을 터뜨린 직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장미빛 미래'를 그렸지만, 유가 하락과 함께 2015년부터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여기에 지난 2015년 상파울로 포르투갈어 박물관 화재에 이어 국립박물관까지 불타면서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미첼 테머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예술가들의 아우성에 못 이겨 재정을 아끼기 위해 교육부로 통합했던 문화부를 되살렸다. 대통령 직무실 측은 "대통령이 브라질 주요 기업과 은행을 만나 국립박물관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재건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로시엘리 소아레스(Rossieli Soares) 교육부 장관은 "정부는 2개월 동안 초기자금 1500만레알(약 40억1985만원)을 들여 박물관 건물과 유물을 되살릴 것이다. 국제사회에도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유네스코와 상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대원이 브라질 국립박물관 내부에 물을 뿌리며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레나토 로드리게스 카브랄(Renato Rodriguez Cabral) 고생물학 전문가는 "국립박물관이 하루 아침에 무너진 것은 아니다"며 "이미 예견된 불행이었다. 두 정부가 잇따라 박물관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고, 기반시설에도 투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13년에서 2017년 사이 국립박물관에 대한 브라질 정부 지원금은 3분의1로 줄어 64만3567레알(약 1억7237만원)에 그쳤다. 올해는 그마저도 대폭 삭감돼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9만8115레알(약 2627만원)을 지원했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포르투갈 왕족의 궁전으로 사용되다가 1818년 박물관으로 전용됐다. 생물인류학, 고고학, 민족학, 지질학, 고생물학, 동물학 등 분야에서 가치 있는 유물 2000만점 이상이 있는 곳이다.

까맣게 불탄 브라질 국립박물관 내부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yjchoi753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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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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