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 대상에서 원유를 제외한 것은 미국이 이제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산유국으로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진단했다.
중국 약 2개월 간 미국산 원유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지만,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적용되는 관세 대상에는 원유를 제외한 디젤, 휘발유, 프로판만 포함됐다.
이유는 중국이 현재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 중국석유화공(Sinopec, 시노펙)의 원유수입 자회사인 유니펙(Unipec)은 가격 문제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갈등을 빚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앞으로 2개월 뒤면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리스크가 있다.
미국 통계국과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양국 간 무역긴장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지난 6월만 해도 미국의 대중 원유 수출 규모는 1600만배럴로 1996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한편 셰일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지난 7월 기준 미국 산유량은 일일 1100만배럴(bpd)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 및 사우디아라비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국 산유량이 급증하면서 중동산 원유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돼 세계 최대 원유 소비 지역인 아시아 수입국들 사이에서 미국산 원유의 매력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중국 재정부는 산업협회 및 기업들과 논의 끝에 자국 소비자와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대미 관세 품목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호주 대형은행인 ANZ 뱅크의 대니얼 하인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원유만큼은 무역전쟁의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관세 품목에 휘발유와 디젤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만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망했다.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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