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북한 중앙은행 힘떨어지자…私금융 '돈장사꾼' 꿈틀

기사입력 : 2018년06월14일 15:46

최종수정 : 2018년07월25일 17:54

전문가들 "북한판 산업은행 추진…정책금융 지원해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북한에 여윳돈을 맡기거나 필요한 돈을 융통할 수 있는 은행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인 상업은행은 없다. 조선중앙은행이라는 국가가 운영하는 은행만 있다. 개인들은 이른바 '돈 장사꾼'이라는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북한금융은 국가은행인 조선중앙은행의 정책금융과 대부업자인 돈 장사꾼 중심의 민간금융으로 나뉜다.

북한에서 사회주의 금융은 국가은행을 중심으로 계획적, 통일적으로 조직되는 자금융통 관계로 정의된다. 이에 모든 화폐의 흐름을 조선중앙은행이 통제한다. 한국은행처럼 화폐 발행, 통화정책 관장 등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수신, 대출 등 상업은행 역할도 한다. KDB산업은행이 발간한 산은조사월보에 따르면 조선중앙은행은 평양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11개 총지점과 210개 지점으로 구성된 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을 계기로 조선중앙은행 역할이 약해졌다. 기업의 생산능력 저하로 상품이 바닥나자 주민의 현금이나 국영기업의 수입이 은행으로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조선중앙은행은 자금공급 기능을 지속적으로 축소했다. 기업이 납부하는 국가예산자금을 받아 고정재산 신설이나 개보수 등의 역할만 맡은 것이다.

조선중앙은행의 정책금융 기능 약화 [자료=금융감독연구]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금융과 통일을 위한 과제'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 이후 정책금융에 의한 산업건설은 주로 마식령스키장, 승마구락부, 광복거리 상업중심 등 위락시설과 서비스 부분에 집중된다"며 "생산시설의 신규 건설이나 확충에 대한 정책금융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은 민간금융이 보완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자금수요를 돈 장사꾼이 메우게 된 것이다.

노용관 산업은행 통일사업부 선임연구원은 "대체로 여윳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재일교포, 화교, 무역일꾼, 당 간부 부인 등 다양한 직업과 계층에서 돈 장사꾼이 출현하고 있다"며 "대부자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투자자, 자본자, 경영자 역할까지 떠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돈 장사꾼에 의한 대부 이자율은 월 20%로 높았고, 기간은 3~4개월 에 불과했다. 대부분 북한원화로 이뤄지고 금액 규모도 크지 않았다.

돈 장사꾼은 점차 영역을 확대하며 시스템화하는 추세다. 2010년대에 와서는 단위 가치가 큰 미국 달러화나 중국 인민폐를 중심으로 자금융통이 이뤄지고 있다. 2000달러 미만의 자금은 무담보에 월 10% 이자로, 2000달러 이상은 월 4~7% 이자에 담보 제시가 조건으로 붙는다. 담보는 주택을 사용하는 권리인 주택입사증이나 보유한 생산수단 등이다. 북한의 돈 장사꾼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이들을 통해 유통되는 현금은 조선중앙은행이 보유한 현금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정책금융 역할이 축소된 상황에서 개혁개방의 속도를 높이려면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조달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팀장은 "한국의 산업은행과 중국의 개발은행이 합작해 정책금융기관을 만들거나 한국수출입은행이 중국수출은행과 공동투자로 북한수출입은행의 설립을 지원할 수 있다"며 "공동투자에 기반한 설립이 국제규범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북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박훤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도 "산업은행은 국내 경제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 개발재원 조달, 산업재편, 기업구조조정에 관한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다"며 "그 중일부로 북한 내 개발금융 전담은행의 설립과 운영에 참여하거나 경영자문을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유심 교체' 북새통...내 차례 올까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의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KT는 사이버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진행한다. 2025.04.28 yooksa@newspim.com   2025-04-28 12:12
사진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능가 칩 개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미국이 수출 금지한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제품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시간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부 중국 기술기업에 새로 개발한 '어센드(Ascend) 910D'의 시험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어센드 910D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 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칩 910C를 내달 초 중국 기업에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제공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 모델용으로 엔비디아 칩에 필적하는 첨단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B200 등 최첨단 엔베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H100의 경우 2022년 제품 출하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8 kongsikpark@newspim.com kongsikpark@newspim.com 2025-04-28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