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스페셜 인터뷰] 아재가 만난 페미니스트,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

기사입력 : 2018년06월12일 15:33

최종수정 : 2018년06월12일 18:53

"여성들은 화장실 갈 때 몰래카메라가 있는지 확인"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공포 속에 산다면 잘못된 사회"
“딸이 행복한 세상 원한다면 아빠가 페미니스트 돼야”
“서울시장 되면 성평등 일터 인증 기업에게 인센티브”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선거 포스터가 찢겼다. 강남구에서만 20개, 서울 전역에서 30개 가까이가 훼손됐다. 6.13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지예 녹색당 후보 이야기다. 선거 벽보 훼손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꽤 무거운 범죄다. 범행을 저지른 이 중 일부가 붙잡혔는데 공교롭게도 중년 남성들이다.

현수막을 훼손한 50대 남성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벽보를 뜯어간 40대 남성은 "후보를 기억하려고 그랬다"고 둘러댔다. 온라인 상에서는 그들의 범행 동기를 두고 신 후보의 ‘그런 눈빛’을 거론한다. 20대 여성의 시건방진 눈빛이 남성들의 ‘백래시(반격)’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신 후보의 눈빛에 분노를 조절하지 못 한 걸까. 또 신 후보가 그렇게 도도한 눈빛의 포스터를 내걸고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11일, 40대 아저씨 기자가 90년생 서울시장 여성 후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벽보까지 찢으며 목소리 막는구나"

▲ 포스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소식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다. 다만 답답한 것은 나를 지켜보는 여성 유권자들이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라고 얘기하면 선거법상 중범죄로 다뤄지는 벽보훼손까지 자행하면서 목소리를 막으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한 여성들이 있다.

▲ 일부러 시건방진 표정을 지은 건가

- 아니다. 그냥 담담해 보이는 것, 살짝 웃는 것, 강하게 웃는 것. 여러 개를 찍었는데 이게 가장 당당해 보였다. 일을 잘 할 사람이란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거기에 부합하는 사진을 썼다. '핫'한 반응들이 나와서 재밌었다. 사실 그것보다 더 센 사진 많았는데.(웃음)

▲ 솔직히 녹색당에 대해 잘 모른다. 왜 녹색당 후보인데 신 후보가 페미니스트를 전면에 내세웠는지도 잘 모르겠다.

- 녹색당은 성평등과 페미니즘을 당 내에서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정당으로서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하면서 서울시장의 가장 큰 과업으로 페미니즘을 생각했다. 여성들이 몇 년 간 계속해서 '무언가 잘못됐다, 우리 사회의 성차별과 성폭력이 너무나 심각하다'고 말하는 와중에도 정치권은 아무런 답이 없고 대답을 하더라도 미봉책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에서 택시에 탑승한 학생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공포 속에 산다면 잘못된 사회"

▲ 강남역 여성살인사건 추모며 최근 혜화역 시위도 그렇고 서울의 여성들이 입을 열기 시작한 이유가 무엇일까.

- 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수다를 떨었다. 성폭력에 대한 경험담을 나누다가 '이중에 누가 당해봤어?' 물으니 모두가 손을 들었다.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면서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한 번도 안 당해본 사람도 없을 거다.

살면서 '누군가로부터 폭력을 당할 수 있다, 성적으로 유린당할 수 있다'는 것은 공포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공포 속에 살 수 밖에 없다면 잘못된 사회다. 불법촬영물, 낙태죄라든가 (최근 여성 문제가) 왜 자꾸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느냐면 일상 속에 공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특히 중년 남성은 모를 수 있지만, 따님한테 물어보면 좋을 거다. 여성들은 화장실 갈 때 카메라가 있는지부터 찾는다. 여성 화장실에는 구멍이 매우 많이 뚫려 있다. 어떤 여성들은 거기에 휴지나 스티커를 꽂아 넣는다. 실제 카메라가 발견되기도 하고 지금도 불법 촬영물이 돌아다닌다.

이 공포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 정치가 나서야 한다. 개인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성폭력 문화도 개인의 도덕심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근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성평등 일터 인증 기업에게 인센티브 주겠다"

▲ 서울시장 후보로서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내건 공약은?

- 서울시 예산이 32조원이다. 서울시와 계약을 맺는 모든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성평등 계약제를 도입하겠다. 이행을 잘 하는 업체에게 성평등 일터 인증을 해서 추후 사업에 있어 인센티브를 주는 '성 평등 일터 인증제'도 도입할 것이다. 이것이 서울시장이 행정가로서 줄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성평등 메시지다.

또 서울시내 화장실을 전수 조사를 하겠다. 지금 서울시는 공공화장실만 대상으로 해 민간 영역의 빌딩에는 못 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조사해서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인증된 화장실을 여성들은 안심하고 쓸 수 있게 된다.

이게 살면서 느껴본 사람과 안 느껴본 사람의 차이가 크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 공공 화장실 안 가고 소변을 계속 참는 여성도 많다. 공포에 잠식된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알아야 한다.

[서울=뉴스핌] 3일 저녁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의 벽보가 붙어있다. 경찰은 신 후보의 선거 벽보가 훼손됐다는 고발장을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날 제출받아 수사에 나섰다. 2018.06.03 kilroy023@newspim.com

“딸이 행복한 세상 원한다면 아빠가 페미니스트 돼야”

▲ 딸은 녹색당을 찍으려는데 아버지가 이를 만류한다면?

- 아버지는 못 느껴도 딸들은 여성으로 인식되면서부터 온갖 차별을 받는다.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내가 입는 속옷 색을 학교가 정해줬다. 흰색 아니면 살색이어야 했다. 속옷을 입고 슬리브를 입고 그 위에 교복을 입어야 했다. 한국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 여성은 억압받아도 아무 말 못하고 고분고분 자라게끔 만들어졌다.

내가 만약 엄마라면 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자유롭게 너가 하고 싶은대로 살라’고. ‘너는 목소리를 내도 되고, 너의 행복을 찾아서 나설 수 있다’고. 젊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이야기 하는 것이 한국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아버님들은 불안감을 가질 필요 없다. 오히려 같이 배우면서 가정 내 성차별도 없애주면 어떨까 싶다.

▲ 딸의 행복을 위해선 아버지가 녹색당을 찍어야 하나?

- 아버지가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페미니스트의 반대말은 성차별주의자다. 딸에게 성차별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2018.06.11 kilroy023@newspim.com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 촛불혁명 이후 정권도 바뀌고 한반도 평화체계가 오고 있다. 한국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감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쟁에서 평화로, 독재에서 민주정권으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지금 구현되는 게 보이는 것 같다.

여기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성들은 자각하고 있다. 나 혼자 공포를 느끼거나 불안에 떠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바뀌어야 내 삶도 바뀐다는 것을. 많은 남성, 많은 시민이 가부장제와 성폭력, 성차별의 문화를 같이 바꿔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다.

2018년이 페미니즘 정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페미니스트, 젊은 정치인이 2020년에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 역시도 한국사회 변화를 위해 좋은 정치를 펼쳐나가고 싶다. 

※ 성평등 계약제 : 서울시와 계약을 맺는 모든 기업, 기관, 시민단체는 성평등 이행각서를 제출한 후 계약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녹색당의 공약이다. 성평등 이행각서는 성차별 및 성평등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인권 교육의 이수와 조직 내 성폭력 대응체계 구축 여부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sunup@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델 문가비 아들 친부는 정우성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모델 문가비(35)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가 배우 정우성(51)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24일 "문가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산 시점과 두 사람의 교제 여부, 결혼 계획 등 사생활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알렸다. 배우 정우성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앞서 두 사람 사이의 득남 소식이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22년 한 모임에서의 만남 가까이 지냈으나 교제한 사이는 아니었고 결혼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6월 문가비가 임신 사실을 알렸고 정우성은 양육의 책임을 약속했다고 한다. 문가비는 뷰티 예능 프로그램 '겟잇뷰티' 등으로 얼굴을 알린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들 출산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나 결혼 여부나 아이 아버지에 관한 언급은 없어 궁금증을 샀다. 당시 문가비는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식에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저는 임신의 기쁨이나 축하를 마음껏 누리기보다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조용히 임신 기간 대부분을 보냈다"며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건 오로지 태어날 아이를 위함이었다. 마음 한편에 늘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꽁꽁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진=문가비 인스타그램] 이어 "세상에 나온 아이를 앞에 두고 여전히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지만 그런 내 부족함과는 상관없이 존재 자체만으로 나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주는 아이를 보며, 완벽함보다는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찬 건강한 엄마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가비는 1989년생으로 2017년 온스타일 예능 '매력티비'와 '겟잇뷰티'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SBS '정글의 법칙'과 KBS '볼빨간 당신' 등 각종 예능에 출연했다. 여러 광고와 헤라서울패션위크 등 패션쇼 무대에도 섰다. jyyang@newspim.com 2024-11-25 09:48
사진
이재명 '위증교사' 1심 김동현 판사 누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전라남도 장성 출신의 김동현 부장판사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했다. 김 부장판사는 2004년 광주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인천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선거·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4.11.25 leehs@newspim.com 김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외에도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사건을 함께 심리하고 있는데, 해당 사건은 기록의 양이 방대하고 쟁점이 복잡해 1심 선고를 하기까지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이 대표 측은 두 사건을 분리해서 진행할 경우 방어권 보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병합 심리를 요구했으나, 김 부장판사는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별도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의 1심 사건을 맡으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특히 박영수 피고인은 국정농단 규명을 위해 임명된 특별검사로 어느 공직자보다 공정성과 청렴성에서 모범을 보여야함에도 금품을 수수했다"고 질책했다. 박 전 특검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 대해서는 "다수의 공직자에게 긴 시간 금품을 제공한 점, 이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스파르타팀'을 꾸려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에게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의 형사 사건 중 가장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유죄가 확정된 위증교사 사범 195명 중 실형(69명)이나 징역형 집행유예(114명)가 선고된 사례는 94.8%에 이르며 벌금형(12명) 선고 비율은 6.2%에 그쳤다. 이 대표가 만약 위증교사 혐의로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확정받으면 공직선거법 제19조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돼 형이 실효될 때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11-25 11:1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