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전 개방 조치 발표 되풀이 가능성"
"대표단 내 시각차…큰 틀 협상 힘들듯"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중 간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방중 마지막 날 중국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므누신 장관은 호텔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만 말했다. 추가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3일 무역논의를 위해 베이징의 한 호텔에 도착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대표단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므누신 장관을 비롯해 7명의 고위급 인사로 구성된 미 경제·통상 대표단은 중국과 무역 협상을 위해 지난 3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의 기술 강제 이전과 주 정부의 기술 개발을 위한 보조금 지급, 불공정한 무역 관행 등 미국의 불만 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라이트 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미국 경제 대표단에 맞서는 중국 협상팀은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와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등으로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맞불 관세를 발표하며 무역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 상태다.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중국도 곧장 미국산 수입품 108개에 대한 맞불 관세를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을 겨냥해 1000억달러의 추가 관세 가능성을 경고했고 중국도 보복 관세로 즉각 응수하겠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 대표단이 이틀간의 방중 기간 중국의 경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만한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껏해봐야 중국이 일부 산업의 합작 요건단계적 폐지, 자동차 관세 인하, 미국산 제품 수입 등 이전의 발표들을 되풀이하는 안을 미 대표단에 전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통상 전문가들은 미 대표단끼리도 서로 시각이 다른 만큼 이번 방중에서 뚜렷한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과 커들로 위원장은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고 미국의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협상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바로 국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을 상대로 강력하고 장기적인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중 무역 분쟁의 핵심은 중국의 지식 재산권 도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때문에 미국 기업이 연간 수천억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미국 측 주장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이며 오히려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중국 제조 2025' 때리기는 한 국가의 내치까지 간섭하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제조 2025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것으로 10개 핵심 산업 분야를 세계 선두권으로 끌어올리는 정부 주도 계획이다.
이에 대해 APCO월드와이드의 대중화권 회장 제임스 맥그리거는 회담이 관세 이행을 막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강력하다"고 바라봤다.
이어 그는 정부의 '중국 제조 2025'를 언급하면서 중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환상을 미국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