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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판사 징계' 국민청원 배달한 靑..법원 인사권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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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비서관, '정형식 판사 청원' 법원행정처 전달
법조계 일각 "靑 연락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
청와대는 "단순히 사실 통지해준 것 뿐" 해명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사 징계' 국민청원을 대법원에 전달한 것을 두고 뒤늦게 사법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 직후인 지난 2월,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정형식(57·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파면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잇따라 접수됐다.

정 판사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구치소에서 풀려나게 한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특히, "정형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합니다!!!"는 글은 게시된 지 3일만에 20만명이 참여했으며, 청원이 마감된 한달여 뒤에는 25만2969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와 관련 국민청원 책임자인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 국민청원의 내용을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 한 지방법원에 근무하는 A 판사도 "그런 국민청원이 있었다는 것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만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법부 고유 권한인 판사 인사권에 청와대가 관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 B씨는 "청와대가 요청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지만, 사법부 입장에선 대법원장 임명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현직 판사인 C씨도 "실제 내부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만, 상식상 법관이 판결 내용때문에 외부에서 인사 불이익 압박을 받는 상황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원을 우리(청와대)가 들어줄 수는 없으니 이런 것이 있다고 통지를 해준 것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당시 청와대 측에서 알려드리는 게 전부고 어찌하라는 내용은 절대 아니라고 전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혜승 비서관도 국민청원을 대법원에 전달하기 직전인 2월 20일 청와대 소셜라이브에서 "헌법상 사법권은 다른 국가 권력으로부터 분리된 독자적 국가 권력"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악의적 인신공격이 아니라면 국민의 비판을 새겨듣는 것이 사법부 뿐만 아니라 행정부, 입법부 등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청원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정형식 판사는 지난 2월5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 '포괄적 현안'으로서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이재용 부회장) 사이에 '명시적·암묵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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