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 한나라당 대선후보 때부터 각종 의혹 부인
검찰수사서 "다스는 MB 것" 증언 잇따라..소환 임박
[뉴스핌=고홍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BBK와 다스(DAS) 실소유주 논란,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다스의 전현직 최고 경영진 및 측근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는 증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 2007년 한나라당 경선서 BBK·도곡동 땅 의혹 전면 부인
지난 2007년 7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는 “이상은 씨(이 전 대통령의 큰 형) 명의로 돼 있는 도곡동 땅도, 자동차부품회사 다스도 사실은 이 후보 것”이라고 폭로했다.
지난 2007년 7월 30일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인천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이명박 당시 후보가 행사를 마친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명박 캠프측은 곧바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후보 측은 얼마 후 열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검증청문회에서 “그 비싼 땅이 다 내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며 “감사원 조사에서 나와는 무관함이 다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이 후보의 차명재산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같은 해 8월 13일 “도곡동 땅 가운데 이상은 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수사결과를 내놨다.
그러자 이 후보는 “도곡동 땅이 저의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검찰이 부당한 수사발표를 한 것은 정치공작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마지막 경선 후보자 합동 연설회에서도 이 후보측은 “도곡동? BBK?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나는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 2011년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논란 “대출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 말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2011년 5월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사저 부지로 서울시 강남구 내곡동 땅 9필지를 아들 이시형씨 명의로 매입했다.
이에 부동산실명제 위반 의혹과 아들 이씨가 낸 매입금 12억원의 출처를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임태희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6억원은 은행에서 담보로 대출을 받고 나머지는 가까운 친척에게 빌렸다”고 해명했다. 가까운 친척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특검은 “6억원은 김윤옥 여사의 재산으로 담보 대출을 받고 나머지 6억원은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서 빌린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다스(DAS)실소유주 논란 “나한테 물을 게 아닌 것 같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 7일 다스 실소유주 관련, 이 전 대통령을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열흘 뒤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은 “그건 나한테 물어볼 게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는)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며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으라’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를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 굳은 표정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그러나 이같은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은 측근들의 잇따른 진술 번복으로 신빙성을 상당부분 잃게 됐다.
강경호 다스 사장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희중 전 부속실장,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이영배 금강 대표 등 최측근들은 최근 줄줄이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것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들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검찰은 이들 진술 등 수사를 토대로 이병모 사무국장 구속영장에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점을 적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소환 시점을 조율 중이다. 검찰은 이르면 내주, 늦어도 내달 초에는 MB를 소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고홍주 수습기자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