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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죄인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그리고 사형제도에 대하여…연극 '네버 더 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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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자녀의 친구를 살해, 유기한 이영학이 얼마 전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받았다. 사실상 국내에서 사형 집행은 1997년 이후 이뤄지지 않았지만, 선고의 무게감만으로도 그 죄가 얼마나 무거운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범죄로 인해 한 생명이 희생당하고,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그 주체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Hate the sin, never the sinner)'는 말이 탄생한 실제 법정 사건이, 연극 '네버 더 시너(Never The Sinner)'로 재탄생 했다.

연극 '네버 더 시너'(연출 변정주)는 1920년대 초반, 미국 시카고에서 19세의 젊고 부유한 청년 '레오폴드'와 '롭'이 아무런 목적과 이유 없이 어린 생명을 죽였지만 사형이 아닌 종신형을 선고받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같은 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 '쓰릴 미'가 레오폴드와 롭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연극 '네버 더 시너'는 사건 이후의 법정 공방을 통해 사형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언변으로 인기가 많았던 롭과 15개 언어를 공부하고 뛰어난 조류학자였던 레오폴드는, 니체의 '초인론'을 통해 스스로를 완벽하고 우월한 인간이라고 믿는다. 서로의 지성에 반하고 모든 것을 함께 하던 두 사람은 그 정도를 넘어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다. 모든 것이 완벽한 줄 알았던 이들은 붙잡혔고, 변호사 대로우는 사형을 구형하는 검사 크로우에 맞서 싸운다.

실제 사건에서 레오폴드와 롭은 각각 살인에는 종신형, 납치에는 99년형을 받는다. 공연에서도 똑같은 결말이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매우 다양한 감정을 얻는다. 두 사람을 미워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사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 진중하지 못한 자세와 반성 없는 태도, 공감할 수 없는 그들의 생각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집요하게 관객들을 괴롭힌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을 대변하는 대로우 변호사의 목소리는 한 번 더 가치관을 뒤흔든다.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크로우 검사에게 항변하는 대로우 변호사의 처절한 호소는, 작은 파동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큰 움직임을 만든다. 물론, 당사자들마저 도움을 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열변을 통해 관객들은 사형제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고, 어떤 결론을 내리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한다.

무거운 소재의 작품이기에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강력범죄가 많아지고, 사형선고까지 이뤄진 현 사회에서 한번쯤 고민해 봐야할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공연 중 시공간을 넘나들며 레오폴드와 롭의 캐릭터를 설명하고, 3명의 기자를 통해 사건을 풀어내면서 조금씩 환기를 시키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너무 부담스러워할 필요가 없다.

'레오폴드' 역에는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롭' 역에는 박은석, 이율, 정욱진, 변호사 '대로우' 역은 윤상화, 이도엽, 검사 '크로우' 역은 이현철, 성도현이 연기한다. 각 페어별로 색깔이 다른 레오폴드와 롭을 만나는 재미도, 강렬한 변호사와 검사의 싸움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충분하다. 연극 '네버 더 시너'는 오는 4월 15일까지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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