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상화(왼쪽부터)와 이율, 조상웅, 성도현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에서 열린 연극 ‘네버 더 시너’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
[뉴스핌=황수정 기자] 연극 '네버 더 시너'(Never The Sinner)가 치열한 법정극의 포문을 열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대명문화공장에서 연극 '네버 더 시너'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 후 진행된 간담회에는 연출 변정주, 배우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박은석, 이율, 정욱진, 윤상화, 이도엽, 이현철, 성도현, 윤성원이 참석했다.
'네버 더 시너'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19세 부유한 청년들 레오폴드와 롭이 목적과 이유 없이 벌인 살인사건을 두고 변호사 대로우와 검사 크로우가 치열한 법정 논쟁을 펼친다.
연출 변정주는 "평소에 사형제도에 대해 반대쪽이다. 대본을 받고 처음 읽을 때 내가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이제 우리 사회도 사형제도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수 있는 타이밍이 되지 않았나 싶었다"며 "이 작품이 현재 사형제도를 법률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회에서 한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출 변정주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에서 열린 연극 ‘네버 더 시너’ 프레스콜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
사실 동일한 소재로 국내에서는 뮤지컬 '쓰릴 미'가 먼저 공연됐다. 그러나 '쓰릴미'에서는 레오폴드와 롭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네버 더 시너'는 두 사람의 관계를 넘어 이 사건을 변호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변호사와 그들의 범죄를 엄중히 처벌하기를 요구하는 검사와의 팽팽한 신경전도 돋보인다.
변 연출은 "사건의 두 당사자와 검사, 변호사, 대중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기자들까지 다섯 주체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관객과 소통하면서 설득되는 분도 있을 테고, 다른 생각을 가진 분도 있겠지만 어쨌든 한 번쯤 우리 사회가 고민해봐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구적이면서 언어학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며 오만하고 차가운 동시에 로맨틱한 면을 지닌 '네이슨 레오폴드' 역에는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아름답고 모호한 성적 매력과 사람을 사로잡는 관능을 가진 '리차드 롭' 역에는 박은석, 이율, 정욱진이 캐스팅 됐다. 이들을 교수형에서 막으려는 변호사 '대로우' 역은 윤상화, 이도엽, 강력한 처벌을 호소하는 검사 '크로우' 역은 이현철, 성도현이 연기한다.
배우 박은석(왼쪽)과 이형훈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에서 열린 연극 ‘네버 더 시너’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
배우 박은석은 '롭'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모든 인간들에게 결핍이나 숨기고 싶은 상처가 있다고 생각한다. 포장하려 더 괜찮은 척하고 더 숨기려고 하는게 표면적으로는 반대로 과장되서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도 결핍이 있어서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레오폴드' 역을 맡은배우 조상웅은 "극 중 레오폴드는 자신을 초인으로 빋고 있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변화한다. 하지만 롭에 대한 사랑은 변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새를 좋아하는 성격에 대해 강승호는 "레오폴드에게 새는 이상, 본인 자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행복해보이는 새를 갈망하며 새에게 자신을 투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무엇보다 변호사 대로우의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대사도 등장한다. 대로우 역의 윤상화는 "너무 벅찬 논리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많이 부딪히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엽 역시 "말은 알겠는데 절반만 연기하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관객들도 대로우의 말을 통해 함께 (의미를)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네버 더 시너'는 오는 4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