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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품에 돌아온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외교적 반환 아닌 매입 과정 거친 이유는?

기사입력 : 2018년02월01일 00:00

최종수정 : 2018년02월01일 08:02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 관장, 이승현 라이엇 게임즈 한국 대표,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왼쪽부터) <사진=이현경 기자>

[뉴스핌=이현경 기자]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외교 통로가 아닌 법적 매입으로 국내에 돌아왔다.

외규장각의 물품 장부인 ‘정사외규장각형지안’을 보면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죽책)이 1857년까지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현재까지 추정되어 왔다.

이 죽책은 프랑스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 해 경매에 출품하면서 세상에 나왔다. 소상자의 조부 쥘 그룸바흐가 구입한 것을 대를 이어 상속받았다. 보석상을 경영했던 그룸바흐는 이것을 파리의 고미술 시장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 경매에 나온 것을 모니터링하던 중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것을 확인하고, 매입과 허가 과정을 거쳐 지난 1월20일 국내에 반입했다.

이규호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법을 토대로 이번 효명세자빈 책봉 주책의 매입 과정을 설명했다. 이규호 교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으로부터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비공개 자문에 응했다”라고 말했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죽책은 1866년 소실된 유물로 파악됐다. 그래서 도난, 유실물 혹은 그 밖의 경로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유물에 대해서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게 사실관계다. 개인 소장, 국가 소유의 사실관계를 통한 국제공법과 사법 검토가 필요하다. 이규호 교수는 “국제공법상 쟁점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프랑스에서도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외규장각 도서 의궤로 짐작했을 것”이라며 “외규장각 도서는 프랑스 국유재산으로 분류돼서 정부간 행위로 외교행위가 가능하다. 하지만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환수이 경우, 개인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공법상 쟁점은 배제된다”라고 말했다.

이규호 교수는 국제사법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의 민법 적용으로 자체 규정이 명확하지 않지만, 프랑스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목적물소재지법을 적용해야 한다. 선위 매수인이 있다면 도난 시점은 1866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도난이라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이 교수는 “추정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미 3대에 걸쳐 내려왔기 떄문에 선위취득이든 아니든 프랑스 매도인이 소유권을 취득한 사안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개인 소장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에 외교적 통로가 아니라 법적 매입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이규호 교수는 “국내에 환수, 매입 허가 과정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규호 교수는 “검토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공개됐을 때 민간단체에서 외규도서 반환과 혼돈할 수 있다.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일본이든 소실된 것으로 파악된 문화재가 발견됐을 때 각 나라별로 국유재산인지 사유재산인지 확인하고, 관계자가 굉장히 고민하면서 들여오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문화재가 외국에, 반감 없이 원활하게 환수되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효명세자빈은 12세에 효명세자와 혼인했다. 효명세자와의 사이에서 후에 헌종을 낳았다. 효명세자는 조선의 제23대 왕 순조의 아들로 1812년 왕세자에 책봉된 후 1830년 사망했다. 효명세자빈은 효명세자가 익종으로 추존된 후 '신정와후'로 봉해졌다. 세간에는 대왕대비로서 고종을 수렴청정한 '조대비'라는 이름으로 더욱 알려져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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