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의장석 앞 몰려가 고성·정회 요구
[뉴스핌=조현정 기자] 428조8339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6일 새벽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법정처리 시한은 나흘을 넘겼다.
여야 3당은 지난 4일 오후 잠정 합의안을 발표했으나 자유한국당이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면서 다시 진통을 겪기 시작했다.
전날 오후 한국당 의원총회가 길어지면서 본회의는 오후 10시 넘어 속개됐다. 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이 처리됐다. 그러자 한국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정 의장은 3당 원내대표들과의 협의 끝에 30분 정회를 선포했다.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사흘 넘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6차 본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한국당은 오후 11시 다시 속개된 본회의에는 일단 참석했다. 본회의에 참석해 예산안 반대 토론을 한 뒤 집단 퇴장해 문재인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만희 의원을 시작으로 이철규·김광림·김종석·최교일·송석준·전희경 의원 등이 토론자로 나서 예산안 부결을 호소했다.
새벽이 넘어가자 예산안에 대한 표결이 시작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반대 의사를 표현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피켓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피켓에는 '밀실 야합 예산', '심판'이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비교섭단체만으로 표결이 진행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이 총 178표 중 찬성 160표로 통과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후 본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남은 7건의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 여야 의원들은 새벽 0시 56분 정 의장의 산회 선포를 듣고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여야는 예산안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앞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국가정보원 개혁 등 주요 쟁점 법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향후 정국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