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층 '달리트' 출신…인도 헌정 역사상 두번째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20일 자 더 힌두(The hindu)와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람 나트 코빈드 후보가 제1 야당 인도국민회의(INC) 메이라 쿠마르 전 연방하원 의장을 누르고 65.6% 득표율로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코빈드 당선인은 오는 24일 퇴임하는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에 이어 25일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이다.
인도 헌정 70년 역사에서 달리트 출신이 헌법상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된 것은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에 이어 2번째다.
코빈드 당선인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州)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나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2차례 상원의원을 지낸 뒤 비하르 주 주지사를 역임했다.
인도는 의원내각제 정치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총리가 내각을 이끌기 때문에 대통령은 대부분 의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대통령 선출방법도 국민 전체가 투표하는 직선이 아니라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의회 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람 나트 코빈드 <사진=AP통신/뉴시스> |
수천 년간 인도인의 생활 규율 역할을 해 온 카스트제도는 현재 법적으로 폐지되었으며 근대화 및 교육의 영향으로 점차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인도인들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 관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카스트제도는 아리안족이 인도를 정복한 후 소수집단인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에 동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색 또는 직업에 따라 승려계급인 브라만(brahman), 군인·통치계급인 크샤트리아(ksatriya), 상인계급인 바이샤(vaisya) 및 천민계급인 수드라(sudra)로 크게 나누어지며, 이 안에는 다시 수많은 하위카스트(subcaste)가 있다. 최하층 계급으로는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untouchable)이 있다.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를 포함한 많은 사회 개혁 운동가들은 불가촉천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하면서 불가촉천민들을 ‘신의 자식’이라는 뜻에서 하리잔(Harijan)으로 부르고, 이들이 힌두 사원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천민 보호에 앞장섰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