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터 주택시장까지 적신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의 EU 탈퇴 협상 2라운드가 개시된 가운데 런던의 실물경기가 급랭하고 있다. 런던이 영국 경제의 13%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선을 끄는 부분은 고용이다. 런던의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 수준인 5.5%에서 안정을 이루고 있지만 신규 채용이 크게 둔화되는 상황이다.
런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런던은 금융과 IT를 중심으로 해외 인력의 유입이 지역 경제의 근간을 이룬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이주를 신청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급감하고 있다.
외국인의 런던 취업을 위해 필요한 영국 국민보험 가입자 수가 지난 2분기 15%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EU 국적 시민들의 영국 이주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로 해석된다.
부동산 경기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런던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초 14%로 정점을 찍은 뒤 모멘텀을 상실했다.
JP모간과 UBS, 골드만 삭스, HSBC 등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인력과 비즈니스 투자를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힌 만큼 최악의 상황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씽크탱크 런던센터의 벤 로저스 이사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어떤 형태로 이뤄질 것인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런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물경기 후퇴는 런던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1분기 영국 경제는 0.2% 성장하는 데 그쳐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업체 비자에 따르면 영국의 소비자 지출이 지난 5월과 6월 나란히 감소 추이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2분기 지출이 2013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임금 상승이 정체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승 역시 적신호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기 때문. 영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 2.9% 치솟은 뒤 6월 완만하게 내렸다.
한편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과 미첼 바니에르 EU 수석 협상관은 지난 17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 협상 대표는 주요 쟁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민법부터 무역까지 영국 내부적인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합의안 도출이 매끄럽지 않을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