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자체발광 오피스' 등 '오피스 드라마'가 수목극 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KBS, MBC> |
[뉴스핌=박지원 기자] “60층 건물에 양복 입고 고급차 타고 다니면서 출퇴근하면 진짜 깨끗한 줄 알았어. 근데 이건 뭐 양복 입은 양아치들이더라구요.”
“오늘 다과에 엿이 있네요. 이사님 엿 먹어요.”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부조리한 회사 현실에 부딪친 김성룡(남궁민) 과장이 외친 뼈 있는 일침이다.
직장인의 애환과 설움을 담은 ‘오피스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이다 공감’을 이끌어내며 순항 중이다. 현재 방송 중인 ‘김과장’은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입사한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저 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통쾌한 대사와 사실적인 스토리 전개로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오는 15일 밤 10시, 또 다른 오피스 드라마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 삶에 충격을 받고 180도 변신을 선언한 ‘슈퍼 을’의 회사 입문기.
배우 고아성은 고깃집부터 편의점, 치킨배달까지 대학 내내 수많은 아르바이트 경력을 쌓고도 마케팅팀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하는 은호원 역할을 맡았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흙수저’ 캐릭터.
또 어느 회사에나 꼭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개천에서 태어난 용 서우진 부장(하석진), 출산 전날까지 야근하고 출산 2주 만에 복귀한 조석경 과장(장신영), 아부와 줄타기로 사회생활 중인 이용재 대리(오대환) 등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tvN '미생', JTBC '욱씨 남정기', KBS 2TV '직장의 신' <사진=tvN, JTBC, KBS> |
◆"격한 공감·대리 만족"…오피스 드라마 인기 비결
시청자들이 로맨스, 판타지도 없는 ‘오피스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공감과 대리만족에 있다.
비정규직 문제부터 과도한 야근, 갑질 논란까지 불합리한 회사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오피스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명쾌한 대사와 거침 없는 행동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
이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 드라마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과 ‘직장의 신’(2013), tvN ‘미생’(2014), JTBC ‘송곳’(2015), ‘욱씨 남정기’(2016)의 흥행과도 일맥상통한다.
‘광고천재 이태백’은 지방대 출신의 별 볼 일 없는 간판장이 이태백이 광고인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직장의 신’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의 웃픈 회사생활을 그렸다.
가장 현실적인 오피스 드라마로 꼽히는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임시완)가 무역회사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며 겪는 냉혹한 현실을 담아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송곳’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문제, ‘욱씨 남정기’는 구조조정 등을 꼬집었다.
‘김과장’ 제작사 로고스필름 관계자는 “애잔한 직장인의 삶을 가감 없이 그려낸 스토리, 풍자와 해학이 담긴 대사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오피스 드라마는 팍팍한 현실을 잊고 웃을 수 있는 통쾌한 카타르시스까지 선사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