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세월호1000일] 9송이 장미와 '1000일의 마중'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1000일 동안 있게 해서 미안해. 마중나갈게"
미수습자 가족들, 장미 꽃 들고 밤바다로

[진도/뉴스핌=김범준 이보람 기자] "우리 딸, 1000일 동안 있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마중나갈게."

세월호 참사 10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미수습자 가족휴게소. 밤 9시가 넘은 늦은 시간,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부모 이금희 씨와 조남성 씨, 허다윤 양 부모 박은미 씨, 허흥환 씨는 무언가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제 '숙소로 가셔서 주무셔야할 시간 아니냐'고 묻자, "마중나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8일 저녁 진도 팽목항 가족휴게소에 놓인 9송이의 장미꽃 <사진=이보람 김범준 기자>

늦은 시각 이날의 마지막 방문손님이 있는 것일까. 잠시 지켜보는 중 낮엔 보지 못한 테이블에 놓인 장미꽃 9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붉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장미꽃이 한 송이씩 곱게  놓여져 있었다.

누군가 미수습자 9명이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미 9송이를 놓고 갔나 생각하던 찰나, 이금희씨가 "꽃 너무 예쁘죠! 향기가 어쩜 이리 좋을 수 있어요"라고 말을 건네며 꽃을 들어보였다. 짭짤한 바다 냄새와 뒤섞인 장미꽃 향기가 코를 간질였다.

그들이 말하던 마중은 세월호 참사 1000일이 되도록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며 나서는 '1000일의 마중'이었다.

8일 저녁 진도 팽목항 가족휴게소에서 9송이의 장미꽃을 들어보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왼쪽)와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 <사진=이보람 김범준 기자>

꼭 1000일이 되는 날인 내일(9일) 아침 사고 지점 근처인 동거차도·병풍도 앞바다 바지선 앞까지 출항할 계획이었지만 날씨가 돕지 않았다. 강풍과 거친 파도로 출항이 어렵다는 전망에 위험을 무릅쓰고 전날 밤바다 항해를 결정한 것이다.

동거차도·병풍도 앞바다는 팽목항으로부터 뱃길로 약 30km, 한 시간가량 떨어진 세월호 침몰 지점이다. 미수습자 가족의 요청으로 해양수산부와 국민안전처 해경이 일반어선(낚시배)를 마련해줬다고 이들은 전했다.

밤 11시경 출항을 앞두고 "밤바다,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이씨는 "애들은 오히려 (위험을 무릅쓰고) 아침에 엄마들이 오는 거 싫어할 거다"며 자녀의 마음을 생각했다.

그는 이어 "우리 딸은 지금 어둡고 무서운 바닷속에 갇혀있는데 매일 마중 가지 못해 미안하다"며 "하루빨리 엄마 품속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한 것도 할 수 있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또 "주기, 1000일에 의미를 두는게 아니라, 꼭 찾겠다는 약속을 하려고 간다"면서 "미수습자들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 바다에 장미꽃 한 송이씩 주고 오려고 한다"고 웃어 보였다. 묻어나는 애잔함은 미소와 장미꽃의 향기로 다 덮을 순 없었다.

박씨 역시 "내일 1000일을 맞아 좀 이따가 바다에 나가서 다윤이 마중다녀 와야죠. 미안하고 보고 싶었다고..."라며 심경을 밝혔다.

이윽고 밤 11시. 다윤 어머니·아버지와 은화 어머니는 딸들을 만나기 위해 팽목항에서 약 1.5km 떨어진 서망항으로 향했다. 은화 아버지는 9일 오전 일찍 국회를 찾을 예정이라 함께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약 1시간 앞두고 '1000일의 마중'을 나서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서망항에서 배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핌 이보람 김범준 기자>

서망항에 도착한 세 사람은 미리 준비된 '블루피싱호'에 올랐다. 아이들이 있는 바다에 도착하면 자정이 된다. 그들은 그렇게 1000일을 맞이할 것이다.

출항을 앞두고 다윤 아버지는 연거푸 담배를 물었다. 한숨과 함께 흐드러진 담배 연기 너머로 부슬부슬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시간 뒤 1000일을 앞둔 미수습자 가족들의 눈물이었을까.

"저희가 도와드릴 것이 이것밖에 없네요. 조심히 다녀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취재진이 건넨 핫팩을 받아들고, 블루피싱호는 밤바다의 거친 파도를 가르며 '1000일의 마중'을 나섰다.

자정을 조금 앞둔 8일 밤 11시경, 미수습자 부모를 싣고 세월호 침몰 지점을 향해 출항하는 블루피싱호 <사진=이보람 김범준 기자>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사진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23일 발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첫 상업발사체 '한빛-나노'의 발사를 한국시간 오는 23일 오전 3시 45분에 재시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0일 발사를 앞두고 추진제 충전 과정에서 2단 액체 메탄 탱크 배출 밸브의 간헐적 미작동을 확인하고 발사를 중단했다. 해당 밸브는 발사체 상단부 압력 제어를 담당하는 부품으로, 작동 불량 시 탱크 파열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고려해 예방적으로 발사를 중단했다.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발사체 전경 [사진=이노스페이스] 2025.12.21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후 점검 결과 배출 밸브 외 추가 이상은 없었으며, 예비품으로 교체가 가능한 상태다. 발사 일정은 브라질 공군과의 협의를 거쳐 발사 윈도우 마지막 날인 12월 22일(브라질 시간) 오후 3시 45분으로 확정됐다. 다만 당일 비 예보가 있어 기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로 고객 위성 5기를 고도 300km,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고, 비 분리 실험용 탑재체 3기에 대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수종 대표는 "발사체 개발과 발사 운용은 고난도 기술 영역인 만큼 남은 시간 면밀히 점검해 안전하고 성공적인 발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12-21 17: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