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아파트 2년새 최대 3억원↑..사업지 가까울수록 가격상승폭 커
[뉴스핌=최주은 기자] 금융위기 전후 꺾였던 서울 강남 삼성동 일대 집값이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
저금리로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집값이 오른 게 1차 요인이다. 하지만 더 강력하게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것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현대차부지 GBC’ 개발 호재다.
1990년대 이후 비인기 브랜드나 소규모 '나홀로' 단지들이 대거 들어서며 부촌에서 밀렸던 삼성동 일대가 이 같은 대형 호재를 만나 다시 부촌 명성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일대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 일대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1년 영동대로 지하는 6개 철도노선이 겹치는 대형 '트랜짓몰'을 포함한 국내 최대의 지하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한전부지 매각과 서울시의 개발계획 그리고 정부의 통합개발이 1~2년새 잇따라 발표되면서 이 일대 아파트는 최근 2년새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 가량 올랐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예정된 곳과 가까운 단지일수록 가격 상승폭이 크다.
실제 복합환승센터와 직선거리로 100미터 남짓 떨어진 삼성동 풍림1·2차, 삼성래미안, 삼부아파트 는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커지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풍림2차’ 전용면적 59m²의 경우 지난 2014년 9월 5억7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17일에는 9억원에 계약됐다. 2년 새 3억2500만원(56.2%)이 오른 것이다. ‘삼부아파트’ 81m²도 지난 2014년 6억5000만원에서 올해 8월에는 8억9750만원에 계약을 마쳐 2년 새 2억4750만원 올랐다. 2개 동 83가구로 구성된 사실상 ‘나홀로 아파트’가 이 같은 가격 급등을 보이는 것은 확실한 호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영동대로에서 직선거리로 690m 떨어진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 주변 ‘힐스테이트 2차’(전용면적 84m²)는 지난 10월 11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14년8월에는 10억5000만원에 거래돼 2년 전보다 1억3500만원가량 상승했다.
삼성동에 있는 ‘아이파크’는 대형면적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올랐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형면적은 보합을 유지하는 편인데 반해 이 단지는 가격이 오른 것. 가장 면적이 작은 전용 145m²는 지난달 말 2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년전인 2014년9월에는 이보다 5000만원 낮은 25억원에 거래를 마쳐 2년 동안 5000만원 상승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복합환승센터 호재가 작용한 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 코엑스와 현대차 부지 사이에 들어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영동대로 주변 집값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파트 투자 지도가 재건축 강자로 불리는 반포와 개포동에서 삼성동으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합환승센터와 GBC쇼핑몰이 조성이 마무리되면 유동인구뿐만 아니라 거주인구도 크게 늘어 아파트 수요가 넘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삼성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개발로 삼성동 일대 유동인구가 크게 늘 것”이라며 “현대차 GBC 및 코엑스와 연계한 GBC쇼핑몰 개발이 완료되면 아파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선 개발 호재가 아파트 가격에 꾸준히 반영돼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있다”며 “하지만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주변 낡은 다세대 주택 가격이 3.3m²당 4500만원을 넘어서 가격 상승 요인은 아직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재건축 단지인 개포와 반포가 인기를 보인 가운데 상당수 투자자들이 삼성동 아파트로 넘어오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과거 부촌의 대명사였던 삼성동이 다시금 예전 명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