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감회 류주석 선강퉁 연내시행 공언, 주식발행등록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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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진규 기자]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證券監督管理委員會, 이하 증감회) 주석 취임 한달동안 중국 주가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둬 주목을 끌고 있다.
류 주석은 선강퉁 연내 시행, 서킷브레이커 보류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대처했고 중국 상하이증시는 전체 21거래일 중 17일 오름세를 보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류스위 주석 취임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6년 새해 시작과 함께 중국 증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상하이지수는 1월 한달간 3539포인트에서 27.3%폭락해 2737포인트까지 떨어졌고, ‘중국증시 위기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외국 헤지펀드들은 위안화 가치하락에 베팅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3월 양회(兩會)를 앞두고 2월 20일 증감회 주석을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새로 취임한 류스위 증감회 주석은 인민은행에서만 18년을 근무하면서 ‘금융개혁 전문가’로 입지를 굳혔던 인물이다. 농업은행 이사장을 맡았을 때도 효율과 혁신을 강조해 왔고 시장에서도 그의 취임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향후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달이 지난 지금, 중국 언론들은 그의 성적이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중국 증시가 활력을 되찾았다. 상하이증시는 2월 22일부터 3월 21일까지 전체 21거래일 중 17일 오름세를 보였고 21일엔 3018.80포인트를 기록했다. 주가가 3000선을 기록한 건 지난 1월 19일 이후 2달만의 일이다.
류스위 취임(2월 22일)후 상하이지수 추이. 취임 당일 상하이지수는 2.35% 상승했다. <자료=텐센트재경> |
류 주석은 중국 증시가 시장실패에 빠질 경우 과감하게 손을 쓸 것이라면서,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부양을 위해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한 데 대해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양회(兩會) 인터뷰에서는 감리감독 강화, 투자자 권익 보호, 시장 성장을 강조하면서 “다들 주식 사시라”고 말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반등을 두고 ▲양회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는 양회효과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안정 등 재료들도 중요하지만 증감회 정책도 한 몫 거들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선강퉁(深港通) 연내시행 발표 ▲주식발행등록제 연기 ▲서킷브레이커 제도 보류 등이 증감회의 친 시장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류 주석은 양회기간 동안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주식을 교차 거래하는 선강퉁 개통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연내 시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상하이(후강퉁)에 이어 2년만에 선전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개방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강퉁이 시행되면 선전 시장의 중저가주, 고배당주, A주 희소가치 주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벌써부터 해외기관이 주목할 만한 투자종목을 전망하고 나서기도 했다.
주식발행등록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중국 증시 체질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지만,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법률을 재정비하고 시장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식발행등록제가 시행되면 상장을 기다리던 기업들이 증시에 유입되고 자연스럽게 부실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하지만 도입 초기에는 기업들의 상장러시와 자금 유출입으로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류 주석은 올 초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서킷브레이커 제도도 일단 재도입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킷브레이커의 도입 목적(주가 안정)과 실제 결과(주가 폭락) 사이의 차이가 크다” 면서 “향후 몇 년 동안 시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4일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한 날이기도 했다. 이날 주가는 6.85% 폭락하면서 2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오후 1시 40분(현지시각)에 거래가 조기 중단됐다. 3일 뒤인 7일에도 거래가 조기 마감됐고 관계당국은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잠정 중단시켰다.
한편 류 주석은 지난 1달간 재치있는 입담에 하고 싶은 말은 숨기지 않는 ‘돌직구’ 스타일로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재테크 상품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법률에 위배되는 대출은 증시 버블을 악화시킬 뿐이다”라며 발언 강도를 높였다.
또한 증감회 직원들도 주식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축구도 못하면서 어떻게 축구 코치를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말해 기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중국 증감회 주석은 근무 연한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자리다. 상푸린(尚福林) 전 증감회 주석은 11년이나 증감회의 수장으로 일했다. 앞으로 류스위 체제는 얼마나 이어질지, 중국 증시에 어떤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