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목적 치료 후 일반 치료로 눈속임
[뉴스핌=이지현 기자] #서울의 한 의원은 환자와 공모해 실손의료보험 보장이 되지 않는 피부마사지, 미백주사 등의 치료를 시행했다. 이후 도수치료(물리치료사가 맨손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의료기술)를 시행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진료비영수증을 발급했고, 환자의 실손보험금을 편취를 방조했다.
이와 같이 실손보험금 허위청구 보험사기를 벌인 병원 36곳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12월까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한 보험사기 기획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보험사기 36개 병원 적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이준호 금감원 보험조사국 국장 <사진=이지현기자> |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병원에서는 보험설계사 등 브로커와 연계해,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미용 목적 등의 치료를 하고도 보험금이 보장되는 것처럼 홍보해 소비자를 현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인 사기 유형은 ▲치료횟수 및 금액 부풀리기 ▲건강·미용목적 시술을 다른 치료로 진료내용 조작 ▲외모개선을 치료목적으로 진단병명 조작 ▲고가의 미승인 의료기술을 실손보장이 되는 치료행위로 조작 등이다.
일부 병원은 치료 및 약물 투약 횟수를 부풀리거나, 비의료시설에서 치료한 후 의료기관에서 치료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허위로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최근 의료기관의 보험사기 등으로 보험사의 높은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의 비율)이 지속되자 조사에 나섰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24.2%로, 2011년(109.9%)부터 꾸준히 높아졌다.
최근 대형병원 위주의 진료 선호경향으로 운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형 의료기관이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보험사기를 벌인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하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나 병원종사자 등 브로커들은 외모개선 수술을 희망하는 보험 소비자들에게 보험사기 병원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불법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 병원과 브로커, 환자에 대해 수사기관에 혐의 내용을 통보하고, 혐의 입증 자료를 제공하는 등 수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로인한 보험료 과다인상을 예방하기 위해 보험사기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손보험 보장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에게 일부 문제의사나 보험사기 브로커의 유혹에 현혹돼 보험범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준호 금감원 보험조사국 국장은 "허위진단서를 발급하고 불법 수수료를 수수한 병원과 브로커뿐만 아니라, 피보험자 역시 허위로 된 진단서를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했기에 사기 혐의로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현재 실손의료보험에서는 쌍꺼풀 수술이나 시력교정술 등의 외모개선 목적의 치료로 발생한 의료비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고 있다"며 "허위 진료비영수증, 입원확인서 및 장해진단서 등의 발급사례가 있을 경우 금감원 보험범죄신고센터에 신고 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