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대표 "올 3월 시판...중국 2조원 시장"
[뉴스핌=김나래 기자] 바이오 제약 기업인 씨트리가 척수소뇌 변성증 치료제인 '씨트렐린정'에 대한 기술수출(라이선싱 아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중국 현지 제약사로 이르면 내년께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김완주 씨트리 대표이사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씨트렐린정'은 국내 최초의 척수소뇌 변성증 치료제다. 척수소뇌변성증은 서서히 소뇌에 퇴행성 변화가 오는 유전성 소뇌 이상 질환군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운동신경이 마비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질병이다. 씨트리는 국내 환자를 8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동안 척수소뇌 변성증은 파킨스병이나 루게릭병원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정확한 진단과 함께 처방도 가능해지고 있다.
'씨트렐린정'은 올해 2월 품목허가를 받아 3월에 시판에 들어갔고 그간 치료제가 없던 희귀병 질환이라 ㅅ병원 등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에 들어가고 있다. 현재 치료제가 없는 중국은 약 2조원 정도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회사측은 추정했다.
씨트리는 지난 1998년 정부출연 연구소의 6명 연구원들과 김 대표가 창업을 한 회사다. 김 대표는 이듬해 독일 바이엘의 남양주 생산공장을 인수해 제약기업으로 지금까지 끌어왔다. 씨트리의 펩타이드 부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미노산, 펩타이드 원료, 완제의약품에 이르는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또 씨트리는 대화제약의 계열사로 대화제약(16.1%) 외 13인이 32.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씨트렐린정의 강점을 가격경쟁력이라고 했다. 일본에 있는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성분은 같지만 씨트렐린정은 원료절감을 이십분의 일로 할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현재 같은 성분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특허등록이 돼 있다"며 "이렇다 보니 국내 대학병원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그동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시장 역수출도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씨트리의 또 다른 치료제인 '씨루딘주'는 2013년 7월 임상1상을 완료한 항혈전제다.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치료제이며 내년 초 임상 3상에 착수해 2018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임상1상에서는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과정을 살펴본다. 2상에서는 적정한 약물용량과 안전성을 검토하며 3상에서 최적의 용량을 확정하면 시판이 가능해진다.
수술시 혈액응고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씨루딘주'는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하는 치료제다. 김 대표는 "현재 식약처와 임상 2상을 생략하고 3상을 할 수 있는지 상의하고 있는 단계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씨루딘주'를 일본과 중국에 권역별로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한다는 게 김대표의 계획이다. 그는 현재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1월 펩타이드 의약품 중인 하나인 야노증 치료제인 '데소민세립'도 눈여겨 볼 만하다. 5개 제약사와 공동으로 진행해 품목허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소변을 자주 보는 야뇨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치료제는 수분 섭취가 제한돼야 할 특성을 살릴 수 없었다. 김 대표는 " '데소민세립'은 물 없이도 복용이 가능한 세립제라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현재 씨트리는 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남양주 공장에서는 200여가지의 제너릭(복제약)의 각종 의약품을 생산 중이고 올해 초 완공된 춘천 공장은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바이오 의약품 전문 공장으로 세팅 중이다. 김 대표는 "기업은 확실히 이익창출과 미래성장동력이 확보돼야 한다. 두 가지가 충족되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는 미래성장 동력을 위해 아낌 없는 투자에 나선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과 그린에너지를 미래의 먹을 거리라고 본다. 이렇다 보니 씨트리의 포트폴리오에는 청정에너지 개발의 핵심인 '이온성 액체'도 있다. 이온성 액체란 상온에서도 액체인 물질인데 15년 전부터 개발을 추진해왔다. 김 대표에 따르면 최근 IT 대기업들은 이온성 액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중이다. 씨트리는 현재 이온성 액체를 대기업에게 납품하고 있고 2차전지 전해액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상장 분위기가 얼어 붙은 상황에 대해서도 김대표의 생각은 확고했다. 씨트리는 코스닥 시장에 다섯번 문을 두드린 끝에 기술성 평가를 통해 상장에 이르렀다. 김대표는 "상장 철회는 없을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은 180억원이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바이오 기업들과 차별화된 점 중에 하나가 재무적 안정화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씨트리는 12월 7~8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10일~11일 청약을 받아 연내 상장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공모자금은 춘천공장투자와 제품개발, 임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