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펀드, 유동성지원펀드, 자구계획지원펀드 구별 운영
[뉴스핌=노희준 기자] 기업구조조정을 전문으로 다루는 구조조정전문회사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 회사는 구조조정에 직접 나서는 사모투자펀드(PEF)를 구조조정펀드, 유동성지원펀드, 자구계획지원펀드 등으로 구별해 총 5조5000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이 중 전문회사가 3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준비위원회는 11일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기업구조조정회사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기존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한계에 이르자 시장중심의 구조조정으로의 전환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우선 구조조정전문회사는 출자기관의 출자를 통해 설립하고, 전문회사는 PEF를 통해 구조조정대상 회사에 투자를 실행, 경영정상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 후 이를 다시 출자기관에 배당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구조조정을 직접 담당하는 것은 전문회사가 설립한 PEF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캠코 등 9개 기관에서 3조원을 조달한다. 자본금 1조원 대출이 2조원이다. 9개 은행이 1200억원(12%)을, 캠코가 400억(4%)를 출자한다. 대출은 8개 은행이 2조5000억원씩 부담한다. 다만, 구조조정 수요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 생길 때마다 자금을 투입하는 식이다.
직접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PEF는 구조조정펀드, 유동성지원펀드, 자구계획지원펀드로 구별돼 운영된다. 구조조정펀드는 구조조정 진행 기업의 금융기관 채권을 매입하고, 유동성지원펀드는 부실징후 기업의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의 매입을 통한 직접 자금 지원에 나선다. 자구계획지원펀드는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매각하는 부동산 등 비영업용자산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PEF를 구조조정펀드는 3조원, 유동성지원펀드는 1조원, 자구계획지원펀드는 1조5000억원 등 총 5조5000억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구조조정전문회사는 3조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약 40% 정도는 민간에서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구조조정전문회사는 PEF 운용에 회사 내부 전문가 이외에도, M&A 및 구조조정 경험을 보유한 민간 위탁운용사(GP), 다양한 전문가 집단을 활용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전문회사와 민간 GP가 공동운용사(Co-GP)로 참여하고 LP(투자자)로 연기금, 공제회 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주간협의회와 임원추천위원회 등 협의체와 투자 및 지원본부로 운영된다. 투자대상기업의 선정과 투자구조 결정 등을 하는 '투자심의위원회'와 이를 자문하는 '투자자문위원회', 임원 후보자를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 회사 출자 및 대출 규모 시기를 협의하는 '주주간협의회'를 둘 방침이다.
회사는 내달 23일 각 은행 이사회의 의결과 주주간 협약 체결을 통해 11월에 출범한다.
시장에서는 구조조전문회사의 성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의 성격을 먼저 분명히 하는 게 좋겠다. 민간이 주도인지, 관이 주도인지 애매해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구는 민간 구조조정전문회사로 출범한다.
박상철 신한은행 기업여신지원부장은 구조조정전문회사의 성공을 위해 △객관적인 채권 매입 가격 설정 △ 회사의 전문 인력 확보 △ 외압에 대한 통제와 투명성 확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출 등의 중요성을 말했다.
신석훈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시장중심으로의 구조조정 전환을 위해 △ 부실채권(NPL)시장 활성화와 공정한 채권가격 설정 △ 정부 기능의 한계 설정 △모범적인 성공 사례 도출 △ 기업구조조정촉진법과 자율협약, 통합도산법 등 구조조정 전반에 관한 논의 병행 등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