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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스물” 이병헌 감독 “저보고 약 빨았대요”

기사입력 : 2015년03월25일 09:00

최종수정 : 2015년12월29일 17:41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약 빨았다는 평을 트위터에서도 몇 개 찾았어요. 좋지 않아요? 간지 나잖아.”

마주한 이병헌(36) 감독이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신작 개봉을 앞둔 설레는(?)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이내 ‘위플래쉬’에 예매율이 밀렸다는 말에는 휴대전화를 꺼낸 그는 곧바로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또 한 번 변화 없는 표정으로 “아, 떨어졌구나. ‘위플래쉬’ 진짜 재밌나 봐. 오늘 봐야겠다”며 휴대전화를 집어넣는다. 그렇게 그는 시종일관 무심한 표정으로 특유의 ‘말맛’을 뽐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등의 각색가로 활약한 이병헌 감독이 첫 상업 데뷔작 ‘스물’을 선보였다. 25일 개봉한 영화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도 사랑할 수 있는, 무한대의 가능성이 열리는 나이, 스물을 맞이한 혈기 왕성한 세 친구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충무로 대세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이 동갑내기 세 친구로 분해 이 감독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덕분에 영화는 개봉 열흘 전부터 예매율 1위에 등극하며 흥행 신드롬을 예고했다.

“저는 댓글까지 다 챙겨 봐요. 이런 거에 다 일희일비 하는 스타일이죠. 어쨌든 지금 굉장히 좋은 상태예요. 진심인데 표정이 원래 이렇죠.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이런 방식의 이런 스타일의 유머, 코미디가 얼마나 먹힐까, 그것도 이 비수기에(웃음) 궁금한 거죠. 근데 손익분기점이 얼마 안 돼서 뭐. 설마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이 그 얼마 안 되는 걸 못 채우겠어요.”

이미 이병헌 감독은 업계에서 시나리오 재밌게 쓰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앞서 말한 ‘써니’ ‘타짜-신의 손’은 물론, 최근 개봉한 ‘오늘의 연애’ 각본가이자 ‘네버엔딩스토리’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물’은 그가 첫 작품 ‘네버엔딩스토리’를 팔 즈음 함께 판 작품이다. 즉, 시나리오를 처음 쓴 건 10년 전 일이다. 물론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는 많이 바뀌었다. 특히 20대 초중후반을 아우르던 캐릭터들의 나이를 모두 ‘스물’로 통일했다. 

“처음 시나리오는 산만했어요. 왜 투자가 안 됐는지 알겠더라고요. 기획적인 접근이 필요했던 거죠. 근데 스무 살로 맞추면 이게 다 해결되겠는 거예요. 망가져도 더러워도 귀여울 수 있는 나이, 아련한 첫사랑 같으면서도 어설픈 느낌이 있죠. 그래서 스물에 맞춰서 각색했어요. 마침 제작사 대표님이 ‘힘내세요, 병헌씨’ 보고 연출 제의도 했고요. 다른 작업을 하고 있어서 일정이 빠듯했는데 하겠다고 했어요. 내 새끼니 살려야죠. 개인적으로는 영화판에 발들인 첫 작품을 가지고 10년 동안 잘 커서 첫 상업 영화로 만들었다는 게 뿌듯해요.”

보기만 해도 뿌듯한 영화에서 가장 아끼는 신을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주저 없이 소소반점 격투신이라고 답했다. 아지트라는 나름의 로망과 영화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을 집약한 신이었다. 반면 가장 애정이 더하는 캐릭터는 한참을 망설이다 ‘고추행성의 침공 그림책’이라는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영화 ‘스물’ 이병헌 감독이 명장면을 뽑은 소소반점 격투신 [사진=NEW 제공]

“소소반점 격투신은 굉장히 중요하고 상징적이죠. 애들이 처음엔 스무 살에서 벗어나려고 하다가 이젠 더 머물고 싶어서 발악하잖아요. 당연히 지는 싸움이니 슬픈 감정이 느껴졌죠. 시간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그게 4분 정도라 2분으로 줄여도 봤어요. 근데 감정이 안 오더라고요. 그래도 양심적으로 16초는 걷어냈죠. 고추행성의 침공 그림책의 경우에는 일주일 정도 생각했어요. 말도 안 되게 엉뚱하지만, 치호의 10년 후가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필요했죠. 그래서 치호처럼 한참을 기다렸어요. 낚시에 고기가 걸려서 떠오를 때까지.”

혹 극중 치호의 엉뚱한 면도 실제 본인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냐는 질문에는 뜻밖에 고개를 저었다. 이 감독은 “제가 의외로 실생활이 그렇게 엉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되레 세 캐릭터가 뱉는 말들이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닮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경재랑 동우는 실제 제 친구 중에 있어요. 이름도 같고 에피소드도 비슷하죠. 성격만 좀 달라요. 더 재미없죠. 전 친구들하고 있을 때가 제일 재밌는 스타일이에요. 농담 수위도 자연스러워지고, 제가 야한 농담도 잘하고 친구들이랑 있으면 비난도 잘하고 욕도 잘해요. 독설가죠. 그래도 친구들이랑 있을 때가 재밌는데, 아무튼 그런 실생활에서 묻어난 대화는 이번에 많이 넣었죠.”

인터뷰 내내 그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을 꼽으라고 하면 “그냥”이다. 말 그대로다. 어떤 신이 탄생한 거창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자 물으면 그는 그냥 멍하니 있는데 떠올랐다는 대답을 꽤 진지한 표정으로 내놨다. 취미라고 해봤자 도보 20분 거리에 위치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술 마시는 게 전부인데 대체 코믹한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멍때리기? 그냥 가만히 있어요. 상상력을 억지로라도 만들어내려고 하죠. 재미를 위해 노력을 안 할 수는 없어요. 모자란 부분도 많고요. 하지만 단점 보완은 짧은 시간에 가능한 게 아니니까 꾸준히 조금씩 하되 장점을 극대화해서 버티죠.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입으로 터는 거? 애매하면 그냥 웃기자 싶죠. 완성은 아니겠지만. 다행히 리듬감에 대해서 어느 정도 훈련이 됐죠. 강형철 감독님께 배운 것도 있고 워낙 글 작업도 많이 해서 그런 부분이 잘 보여요. 그 덕을 많이 봤죠.”

마지막으로 그에게 영화의 제목인 ‘스물’에 대해 정의해 달라고 했다. 영화 홍보 책자에 나와 있는 ‘16년 전’이라는 대답 말고 그럴듯한 것으로. 그런데 이병헌 감독은 무심한 표정으로 또 “16년 전”이라고 답했다. 대신 이번에는 꽤 근사한 설명도 덧붙였다.

“16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의미죠. 고민이 아주 바뀌진 않았거든요. 물론 고민을 받아들이는 부분이나 드러내는 기술에 있어서는 조율이 됐지만요. 하지만 어찌 됐던 그때 고민을 지금도 다르지 않게 하고 있고 시행착오 겪고 있죠. 다만 꿈에 가까이 갔다는 거, 하고 싶은 걸 찾았다는 정도는 달라졌어요. 그것도 없으면 큰일 나지, 사실 근데 저도 우연히 발견한 거거든요. 그래서 좀 둘러봤으면 해요. 바로 옆에 있을 수도 있잖아요. 스물 다시 돌아가도 영화할 거냐고요? 특별히 부자 여자를 만나지 않는다면 하지 않을까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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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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