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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한계를 모르는 연기의 테크니션 '위플래쉬' J.K.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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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 선 J.K.시몬스. 평소엔 이렇게 푸근한 웃음이 인상적인 아저씨다. [사진=AP/뉴시스]

[뉴스핌=김세혁 기자] 5년 전 방송한 MBC 드라마 ‘파스타’에서 이선균은 틈만 나면 버럭 화를 내는 캐릭터 현욱으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름난 파스타집 셰프를 연기한 이선균은 호통은 기본에 주방 스태프들을 닦달하고 조리기구까지 집어던지는 ‘주방의 폭군’으로 변신했다.

이선균이 소화한 캐릭터는 욱하고 버럭하는 다혈질이지만 결코 밉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누구보다 프라이드가 강한 그는 실력 하나는 끝내주는 테크니션이었기에 모든 게 납득이 되고 용서됐다. 막강한 그의 카리스마에 주방 스태프들은 기가 눌려 “예, 셰프”를 외치며 착착 움직였다.

J.K.시몬스가 ‘위플래쉬’에서 연기한 플렛처 교수는 현욱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그것도 한 열 배는 더 사악한 그야말로 폭군 중의 폭군이다. 일류 드러머를 꿈꾸는 19세 청년과 깐깐한 교수의 이야기 ‘위플래쉬’에서 그는 꿈 많은 음악도들을 모진 말로 꾹꾹 짓밟는다. 조금만 음정이 틀어져도 여지없이 손을 들어 연주를 멈추게 하는 플렛처는 경멸 가득한 독설로 매번 학생들을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오죽하면 상처 입은 주인공 앤드류가 스네어 위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을까. 

“폭군 연기는 어쩌면 자연스러웠어요. 그보다는 음악 교수 역할이 어땠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전 재즈 연주가는 아니지만 음악공부를 했기에 기본적으로 악보를 읽을 줄 알아요. 피아노도 조금 연주할 줄 알죠. 그래서 심리적으로 큰 부담은 없었어요. 이런 홀가분함 덕에 악마같은 플렛처 역할에 푹 빠져들 수 있었죠.”

손가락에서 피가 나도 원하는 연주를 듣기 전까지 제자들을 몰아붙이는 플렛처 교수 [사진=쇼박스]

비록 악독하기 그지없는 플렛처지만 실력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절대음감에 못 하는 연주가 없고 재즈 넘버를 속속들이 꿰고 있다. 더구나 그를 통하면 정상급 연주자로 인정 받기에 주인공 앤드류를 포함한 음악도들은 학대에 가까운 모진 교수법에도 이를 악문다.

“그게 바로 플렛처의 매력이죠. 음악에 대한 고집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느낀 플렛처의 이면에는 그만의 철학이 자리해요. 평범함을 거부하는 동시에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열망과 놀라운 열정을 가졌어요. 비록 독설이지만 모든 게 숭고한 노력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요. 물론 워낙에 사이코라서 일이 잘 풀리진 않았지만요.”

‘위플래쉬’에서 정상급 드러머를 노리는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여자 친구까지 멀리할 정도로 지독한 승부근성을 보여준다. 특히 플렛처의 눈에 들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하지만 번번이 돌아오는 건 조롱과 욕설뿐이다. 자신 외의 모든 이들은 그저 쓰레기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플렛처. J.K.시몬스는 이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해석해내며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았다.

플렛처 교수 연기로 제87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J.K.시몬스 [사진=AP/뉴시스]

“플렛처는 혼자 돋보일 수 없는 캐릭터에요. 앤드류 덕이 컸죠. 앤드류는 최고의 젊은 뮤지션들로 구성된 음악학교에서 공부하게 됩니다. 앤드류는 다른 사람들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열정을 갖고 있어요. 모차르트나 찰리 파커, 미구엘 카브레라 같이 두드러진 사람들이 가졌던 특징이죠. 플렛처는 앤드류에게서 그런 열정의 불꽃을 발견하고 감탄해요. 하지만 절대 ‘그만하면 잘했다’며 대충 칭찬하는 법이 없죠. 앤드류와 플렛처는 서로의 캐릭터를 완성하는 중요한 인물로 그 기능에 충실합니다.”

12일 개봉한 ‘위플래쉬’는 100분 조금 넘는 러닝타임을 황홀한 재즈 선율로 꽉 채웠다. 특히 앤드류와 플렛처가 맞붙는 마지막 몇 분이 백미다. 재즈의 귀신 플렛처를 연기한 J.K.시몬스 역시 ‘위플래쉬’ 속 음악을 사랑해마지않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관객이 우리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훌륭한 음악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듀크 엘링턴의 클래식 재즈, 행크 리비의 타이틀곡 ‘위플래쉬’가 내내 귀를 자극하죠.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대학 동기 저스틴 휴리츠와 팀 시모넥이 만든 아름다운 곡들은 정말 좋아요. 저도 영화 속에서 피아노곡을 연주하니 기대해주세요. 제 일생 동안 재즈 음악을 듣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않았지만 클래식, 록, 재즈 등 어떤 장르건 좋은 음악을 듣는 것에 대해 감사했어요. ‘위플래쉬’를 통해 재즈의 축제에 풍덩 빠져보세요.”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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