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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상속 패러다임 변화①] 승계 실탄 마련 어려워진다

기사입력 : 2013년07월11일 09:40

최종수정 : 2013년11월12일 15:25

"올해가 국내 대기업집단의 상속 패러다임 변화의 원년"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간다' 바로 재산의 상속·증여와 이를 통한 부의 대물림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사회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대기업들은 경영권 상속을 통해 빠르게 세를 불려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반발도 적지 않다. 최근 화두가 된 '경제 민주화'의 핵심도 '기업의 대물림'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관련법'이 최근 잇달아 입법화되면서 재계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순탄하던 오너들의 가업 승계가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기존처럼 단순히 물려준다는 접근법은 더이상 통하지않는 현실이다. 재계의 상속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국내 최대의 기업집단 삼성그룹이 합법적인 상속 절차를 밟는다면 5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일까.

큰 틀에서 보자면 '10분의 1로 줄어든다'가 정답일 수 있다. 상속·증여세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현재의 성장성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합법적 상속세를 낸다면 상속증여세의 과세표준 50%에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10~15% 할증세율이 붙어 첫 가업승계에서 35% 규모로 축소된다.

이런 가업상속이 한 번 더 이뤄지면 처음에 비해 약 10%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각종 복잡한 과세표준과 공제 계산을 단순화 시켰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자산총액 306조원의 삼성그룹이 50년 뒤, 두 번의 오너일가 가업승계를 거치면 자산총액 30조원의 그룹이 될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픽=송유미 기자>
최근 국내 주요 그룹들의 가업승계에 대한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온전히 상속세를 낼 경우 그룹의 위상과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자니 탈법, 편법 기업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집단은 단순히 기업이 뭉쳐있는 것뿐만 아니라 수직계열화 등을 통해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다. 때문에 어떤 계열사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오너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가장 합리적인 해법은 오너의 자녀가 기업을 매각하지 않고도 상속증여세를 낼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단적으로 떳떳한 상속을 표방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연봉 10억원을 받는 사람이 한푼도 쓰지 않고 1000년을 모아야하는 액수다. 그룹의 지배지분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주머니 돈 만으로 세금을 해결하기는 불가능한 셈이다. 

통상 젊은 나이에 임원에 오르는 오너 2~3세라고는 하지만 천문학적인 자금을 만들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그룹 오너들은 자녀의 소득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경제민주화 화두는 현재의 오너가 아닌 오너의 후계자를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각종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통과되면서 사실상 가업상속을 제한하는 대기업집단의 해체를 조장하고 있다는 반발이 재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는 대기업 상속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부터 최초로 시행되는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는 30대 그룹 전체를 비롯해 국내 6200개 기업의 대주주 및 친인척 등이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일감 몰아주기의 본질은 오너일가에서 출자한 계열사가 그룹의 물량을 받으면서 급속도로 성장, 최초 투자대비 수십배, 수천배의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나아가 이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게 된다면 그 차익 역시 막대하게 늘어난다.

사실 2000년 이후 이 자금을 토대로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사들이고 나아가 상속증여세를 내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각광받았다. 

삼성그룹은 물론 현대차그룹, SK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앞다퉈 자녀지분이 투자된 계열사를 설립했고 막대한 자산평가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이런 오너 자녀의 승계 실탄 만들기는 기업의 기회유용, 대기업 부의 집중,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을 불렀고 결국 국세청의 과세, 하도급거래 법률 개정,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한 규제를 적용받거나 적용을 코앞에 두고 있다.

차기 오너들이 손쉽게 상속세를 벌 수 있는 통로가 막히고 있는 것이다.

오너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나마 적은 자본으로도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었던 순환출자의 신규 진입도 굳게 문이 닫고 있다. 

순환출자는 A기업이 B기업에 출자하고, B기업이 C기업에 출자, C기업이 다시 A기업에 출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로 소유권이 순환의 고리에 얽혀있기 때문에 오너는 A기업에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그 지분 이상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에서 이같은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새로운 순환출자를 금지하기로 입을 모으면서 상속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기존 순환출자 지배구조는 용인됐지만 가업승계를 전재로 본다면 이같은 지배구조는 장기적으로 청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재계 주요 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에 들어가는 비용은 적게는 수천억원부터 많게는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차기 오너 입장에서는 상속, 증여세를 내기도 버거운 상황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비용까지 지출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외에 현행 금융사의 비금융사 의결권 행사한도를 15%에서 5%로 제안하는 금산분리 개정안도 같은 맥락에서 부담요인이다.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이 33%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면 이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해 또 다른 지출을 해야만한다.

재계 전문가는 "한국사에서 재벌 해체라는 화두가 나온 것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이처럼 정치권이 일사불란하게 나선 적은 없었다"며 "경영권 승계가 두 번만 이뤄진다면 국내 모든 재벌은 명맥만 남고 모두 해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분명한 것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가만히 앉아서 해체를 기다리기 보다는 가업을 상속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찾게 되리라는 것"이라며 "올해가 국내 대기업집단의 상속 패러다임 변화의 원년"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강필성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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