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 기대감에 강세를 나타냈던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인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안전자산 매수 심리가 강화됐고, 이는 엔회의 랠리에 불을 당겼다.
23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32% 하락한 101.80엔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00.83엔까지 밀리며 100엔선마저 위협했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엔은 장중 129.97엔까지 떨어진 후 낙폭을 0.71%로 축소, 131.69엔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63% 오른 1.2939달러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0.69% 하락한 83.70에 거래됐다.
중국 5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49.6을 기록해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50.4를 하회하는 동시에 제조업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수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단스케 방크의 카스퍼 커케가드 외환 전략가는 “중국이 경기 회복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외환과 주식시장이 상당히 과격한 움직임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UBS의 제프리 유 외환 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며 “주가 하락이 엔화 상승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엔화 상승 흐름이 단기적인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RBS의 브라이언 김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엔화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4월 마르키트 제조업 PMI가 51.9를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제조업 지표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주택시장과 고용 지표는 개선됐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만3000건 줄어든 34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34만5000건을 밑도는 수치다.
상무부가 발표한 신규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45만4000건으로 전월 대비 2.3% 늘어났다. 신규주택 중간가격은 27만1600달러로 199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편 엔화와 함께 외환시장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 프랑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프랑은 달러화 대비 1.6%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