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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공화국 ②정부(2)] 공정위·법무법인·기업 간 먹이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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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이나 기업에서 국회의원은 ‘찬밥’

[뉴스핌=이영태·함지현 기자] 공정위와 법무법인, 기업 간의 얽히고 설킨 먹이사슬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가 법무법인 율촌이 홈페이지(http://www.yulchon.com/ycindex.htm)를 통해 박 고문을 영입하면서 내세운 글이다.

“저희 법무법인 율촌은 3월 2일자로 박상용 고문, 유00 미국변호사, 서00 관세사, 박00 전문위원을 새롭게 율촌 가족으로 모셨습니다. 이번 영입으로 율촌의 전 분야의 역량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법무법인 율촌에 변함없는 지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율촌은 이어 박 고문의 학력과 공정위 경력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상한 것은 공정위가 이성남 의원실에 제출한 박 고문의 재취업날짜(2011년 4월 1일)와 율촌이 영입했다는 날짜(2011년 3월 2일)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상용 고문은 뉴스핌의 확인전화에 “율촌에 출근하기 시작한 날짜는 3월 2일이 맞다”며 “공정위가 퇴직자이다 보니 재취업일자를 잘 못 알고 자료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공정위를 퇴직한 후 법무법인으로 옮긴 사례는 일반직고위공무원으로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과 시장감시국장, 기업협력국장 등을 지낸 김상준 법무법인 바른 고문의 사례다. 김 고문은 공정위 고위공직자들의 로펌행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지난해 7월 29일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대상에 법무법인 등을 포함시키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된 후인 지난해 8월 17일 퇴직한 후 두 달 뒤인 10월 24일 법무법인 바른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 제정과 시행령 발효시점(2011년 10월 30일) 기간 사이에 퇴직하고 법무법인으로 재취직해 아슬아슬하게 위법을 피해간 것이다. 이렇게 김 고문이 옮겨간 법무법인 바른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공정위의 과징금부과와 관련해 기업들의 소송을 대리한 건수도 10건에 달한다.

◆ 행안부 고시한 취업제한대상 영리사기업체에도 취업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를 퇴직한 고위공직자 출신 2명이 행정안전부가 고시를 통해 취업제한 영리사기업으로 명시한 기업체의 고문과 자문으로 각각 취직한 사실도 밝혀졌다.

뉴스핌 조사결과 이필현 전 대구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과 안승수 전 서울소비자과장은 2010년 각각 부이사관(3급)으로 퇴직하면서 행안부가 2009년 12월 29일 공표한 ‘2010년도 퇴직공직자 취업제한대상 영리사기업체’ 고시에 해당하는 (주)삼성카드와 (주)포스코특수강 고문과 자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행안부 고시 ‘제2009-74’는 당시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3항 및 같은법시행령 제33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2010년도 퇴직공직자 취업제한대상 영리사기업체를 다음과 같이 고시한다”며 3429개 회사를 취업제한 대상기업으로 밝힌 바 있다.

2010년 3월 12일 퇴직한 이 전 대구사무소장의 경우 2010년 6월 1일 (주)삼성카드 고문으로 재취업했다. 같은 해 9월 14일 퇴직한 안 전 서울소비자과장은 이틀 후인 9월 16일 (주)포스코특수강 자문으로 취직했다.

행안부 담당자는 두 사람의 고시 위반여부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취업 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직무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으며 취업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 공직자윤리법에 직무관련성에 대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퇴직자들의 취업심사를 담당하는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직무관련성의 판단은 당사자가 소속된 과나 지방사무소의 경우 해당사무소 전체로 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경우 퇴직 후 취업 전 심사를 받았는데 공정위에서 하던 일과 재취업하는 기업과의 직무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해명했다.

◆ 공직자윤리법의 한계와 편법

지난해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급이나 직무분야에 종사한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의 임직원(이하 “취업심사대상자”라 한다)은 퇴직일부터 2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기업체 등(이하 “사기업체등”이라 한다)에 취업할 수 없다”며 “다만,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경제검찰’이라 불리는 공정위 조직의 특성상 직무관련성을 규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법무법인 등으로 취업한 공정위 간부들의 경력만 봐도 경제정책국장, 기업협력국장, 시장감시국장 등 주요 요직을 돌아가면서 맡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인지 지난 2000년 이후 공정위에서 퇴직한 부위원장 8명과 사무처장 4명은 모두 법무법인으로 재취업했다. 물론 이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법무법인 취업을 금지한 지난해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이전에 취업했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취업제한 기간 2년 등의 규정도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업무를 담당하는 한 대기업 직원은 “영입하려는 공정위 간부가 있을 경우 직무관련성이 없는 연구소나 학계 등에 2년간 적을 두게 하는 방법도 있고 외국 대학에 연수를 보내기도 한다”며 “물론 이때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기업이나 법무법인이 부담한다”고 털어놨다.

◆ “1000억원 과징금 50% 줄일 수 있으면 100억도 줄 수 있다”

대기업과 공정위, 법무법인 간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대기업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부장급 직원은 “공정위가 과징금을 때리면 해결되기까지 보통 5년에서 10년의 시간이 걸린다. 일부 공정위 국장급의 경우 조사를 시작해놓고 김앤장 법률사무소나 법무법인으로 간다. 그러면 과징금을 부과 받은 기업이 찾아서 해당 법무법인을 찾아가게 돼 있다. 예를 들어 1000억원의 과징금을 맞았을 때 해당 공직자가 있는 법무법인을 통해 과징금을 50%(500억원) 줄일 수 있다면 기업 입장에선 수임료로 100억원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그룹 내 사내 변호사도 많지만 굳이 로펌에 소송을 의뢰하는 이유는 기업소속 변호사는 소송업무를 대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 출신들이 로펌으로 많기 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 법무법인이나 기업에서 국회의원은 ‘찬밥’

다른 대기업 부장은 “공정위 출신 공직자들을 기업에서 직접 데려가는 경우도 많다. 공정위 사무관급이면 보통 부장급, 4급이면 상무급으로 데려간다. 법무법인에 가는 사람들은 주로 4급 이상이다. 기업에서 데려간 5급 직원의 경우 해당기업의 공정위 담당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 부장은 “사실 기업 대관업무의 90%는 정부를 상대로 하는 것이다. 특히 공정위나 기획재정부, 국세청이 주요 부서다. 과징금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에 큰 영향을 주는 정책의 경우 국회보다는 행정부가 어떤 법안이나 정책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장 확실하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인지 국회의원을 데려다가 고문으로 쓰는 기업은 없다. 반면 행정부 관료의 경우 한건만 하면 그 이익이 크기 때문에 데려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공정위 간부출신으로 법무법인에 몸을 담고 있는 한 고문은 “그렇게 볼 수도 있으나 실제로 법무법인에서 일을 하다보면 고객을 끌어오는 행위는 거의 안 한다. 그보다는 변호사들에게 실무관련 어드바이스를 해주거나 외국 사람들을 상대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업들도 소송을 의뢰하게 되면 법무법인에 영업비밀을 노출하게 되기 때문에 쉽게 로펌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바꾸는 경우는 소송에 졌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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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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