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6일 코스피가 미국 반도체주 폭락과 외국인 매도로 6.02% 하락했다
-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로 반도체주 투매가 발생해 코스피가 장중 5000선 아래로 밀렸다
- 증권가는 주가가 바닥권이라면서도 AI 투자와 외국인 매도에 따른 추가 조정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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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2024년과 다른 AI 투자 불확실성에 우려
"연말 반등은 AI 투자 지속성·외국인 수급 회복 관건"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미국 반도체주 폭락 여파로 코스피가 장중 5000선 아래까지 밀려나면서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까지 겹치며 낙폭이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기업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평가와 함께 단기적인 추가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11포인트(6.02%) 하락한 5059.6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8% 넘게 급락하며 5000선 아래로 밀려났고,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이후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한때 5100선을 회복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을 다시 확대해 5000선 초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고점인 9114.55에서 10월 22일 5515.43까지 약 39.5% 하락했다. 이후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장중 5000선마저 무너졌다.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축소 우려가 실제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지, 외국인 매도세가 언제 진정될지가 향후 증시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 美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반도체 투매…외국인 매도세 확대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확산한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데 이어 주요 데이터센터 거점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면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다.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이 주지사 자리를 탈환한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네바다, 아이오와 등 5개 주에서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데이터센터의 전력 규모는 총 142.5기가와트(GW)로, 미국 전체의 41.2%에 해당한다. 일부 당선인이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러한 우려 속에 외국인의 매도세도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전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1626억원, 1조5203억원 순매도했다. 이날도 삼성전자 약 1조억원, SK하이닉스 약 1조3000억원 등 두 종목에서 총 2조4000억원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수익성과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누적된 상황에서 규제 우려가 추가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실제 규제 시행이나 AI 수요 감소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최근 하락에는 투매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규제 범위, 실제 지연 여부, AI 수요 감소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시, 전일 미국 증시에서의 AI주 폭락은 투매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로서는 AI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미국 경기가 심각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모두 과도하다"고 말했다.
◆ 반복되는 급락장…과거와 다른 AI 투자 불확실성
국내 증시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급격한 하락을 경험했다. 지난 7월 13일 코스피는 8.95%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10월 16일에도 6% 넘게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과거에도 대외 충격으로 거래가 중단된 사례가 있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2024년 8월에는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과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번 하락은 AI 산업의 투자 지속성과 반도체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우려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전망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현재 실적보다 향후 성장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의 공포 심리와 파생상품 거래가 매도 압력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변동성지수(VIX)는 28.2 수준까지 상승했고 공포·탐욕지수는 20으로 극단적인 공포 구간에 진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헤지펀드 청산설 등 급격한 투매성 매도세가 나타났다"며 "나스닥 200일선 등 지지선 이탈 속 풋옵션 거래 급증이 연쇄 작용을 일으키며 매도 압력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증권가 "이미 바닥권" 평가 속 추가 조정 경계
코스피가 장중 5000선 아래까지 밀려나면서 증권가에서는 바닥권 진입 평가와 단기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이 함께 나오고 있다.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주가가 이미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AI 투자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하장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은 이미 바닥권"이라며 "AI 관련 기업을 제외한 코스피의 기업가치는 장부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현재 주가에 반영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실제 기업들이 기록한 수준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배경으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꼽았다. 그는 "매도 강도는 이미 정점을 지났고, 초점은 Capex(설비 투자 비용) 확대에서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외국인 수급도 개선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는 정책 기조를 바꾸는 이벤트가 아니라 강도를 조절하는 이벤트"라며 "민주당 스윕은 '정책 전환'이 아닌 '견제 기능 확충'"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증시 회복을 위해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확인과 외국인 매도세 진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움직임이 실제 건설 지연으로 이어지는지, 빅테크 기업들이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는지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주 예정된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 미국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단기적인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계획과 수익성 전망에 따라 AI 인프라 수요의 지속 여부와 국내 반도체주의 향후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는 이익 전망 상향과 낮아진 밸류에이션 등 전통적인 펀더멘털 논리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높겠지만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업종으로 대응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