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민주당이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탈환했다
- 텍사스·캔자스 등 공화당 텃밭에서도 민주당 승리가 이어졌다
- 고물가와 이란 전쟁 여파로 트럼프 지지층 균열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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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이란 전쟁에 민심 이반…젊은층·라틴계 공화당 지지 약화
내년 1월 분점정부 출범…트럼프 행정부 조사·인사 인준 견제 전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11·3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을 모두 탈환하며 압승을 거뒀다. 고물가와 이란 전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연합에 균열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텍사스와 캔자스 등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에서도 민주당이 수십 년 만에 승리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했던 공화당의 단일정부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제약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의석을 최소 7석 탈환했고, 하원에서도 과반 기준인 218석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의 개표가 계속되고 있지만 민주당의 양원 장악은 확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과 함께 미국은 민주당이 의회를, 공화당이 백악관을 장악하는 분점정부 체제로 전환된다.

◆ 텍사스·캔자스 등 공화당 텃밭서도 이변…상원 최소 7석 탈환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이변은 공화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텍사스에서 나왔다.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는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꺾고 38년 만에 텍사스에서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4선에 도전한 공화당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물리쳤다. 민주당이 텍사스의 주 전체 단위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94년 이후 32년 만이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현역 공화당 로저 마셜 상원의원을 꺾었다. 민주당이 캔자스에서 연방 상원 선거에 승리한 것은 대공황 당시인 1932년 이후 94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약 18%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물리쳤다. 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상원 의석을 차지한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다.
민주당은 오하이오와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메인 등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오하이오에서는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존 허스티드 상원의원을 꺾었고, 아이오와에서는 조시 튜렉 후보가 공화당 애슐리 힌슨 하원의원을 물리쳤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로이 쿠퍼 후보가 공석이 된 상원 의석을 차지했다.
메인에서는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약 30년에 걸친 상원 경력을 마감했다. 미시간에서는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후보를 꺾고 미국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의 승리가 두드러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개표 결과가 확정된 주요 경합 지역구 20곳에서 모두 승리했다. 아이오와와 텍사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공화당 의석을 빼앗았으며, 켄터키와 미주리, 네브래스카, 오하이오, 유타에서도 의석을 추가했다. 특히 선거 전까지 연방 하원 의원 전원이 공화당 소속이었던 아이오와에서는 민주당이 3개 지역구를 차지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구 지도를 만들기 위해 여러 주에서 선거구 경계를 다시 조정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에서 최대 9석을 추가로 확보하려던 계획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이 공화당의 표적이 된 지역구 상당수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 고물가·이란 전쟁에 민심 이반…젊은층·라틴계 공화당 지지 약화
민주당의 예상 밖 압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이란 전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가계 부담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일가가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점도 부각하며 정부 부패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반면 공화당은 트랜스젠더 권리 등 사회·문화적 쟁점을 앞세워 민주당을 급진 세력으로 몰아붙였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등 생활비 문제에 더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의 유권자 여론조사(AP Voter Poll)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5%는 미국 경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했다. 약 80%는 인플레이션이 가계에 심각하거나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답했다. 유권자의 약 4분의 3은 미국이 나아가는 방향에 분노하거나 불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주요 방송사와 AP통신 등을 위해 여론조사업체 SSRS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유권자 10명 중 약 9명은 생활비를 투표 결정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약 3분의 2는 높은 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으며, 70%는 의회가 대통령에 대한 견제와 균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이끌었던 라틴계 유권자들의 이탈도 두드러졌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공화당 후보 지지율은 약 3분의 1에 그쳤다. 젊은층과 흑인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도 공화당 지지세가 약화했다.
로이터통신과 USA투데이가 집계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된 미국 내 약 1700개 카운티 가운데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공화당의 지지세가 약화했다. 민주당은 소득과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득표율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지한 후보들이 잇따라 패배한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서 현역 존 코닌 상원의원 대신 각종 스캔들에 휩싸인 팩스턴 후보를 지지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올해 초 갑작스럽게 사망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여동생 달린 그레이엄을 후임 후보로 낙점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패배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마이클 와틀리 후보가 낙선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력에 대한 의문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폭넓은 유권자층에 호소할 수 있는 후보보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후보를 우선시한 전략이 공화당의 패배를 키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마지막 몇 주 동안 수십 차례 유세를 열고 지지자들에게 "내가 투표용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하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패배가 분명해지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투표용지에 있었다면 우리는 압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선거를 개인적인 패배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권자들이 공화당 후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공화당의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쟁을 시작한 자신의 결정은 옹호했다. 민주당의 승리를 축하하고 이민 문제 등 일부 현안에서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다.
◆ 내년 1월 분점정부 출범…트럼프 행정부 조사·인사 인준 견제 전망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년간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권한을 거의 행사하지 않았지만,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민주당이 행정부에 대한 조사와 감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대통령 가족, 측근들의 활동 및 이해충돌 의혹 등을 조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핵심 고문인 일론 머스크 등이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 인사들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행정부 고위직과 연방 판사 등의 인준을 저지할 수 있다. 연방대법관 자리가 공석이 될 경우 후임 대법관 인준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어 민주당 역시 주요 정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을 변화시킬 상원 선거 지도의 세대적 재편이 이뤄졌다"며 "미국인들은 변화를 위해 투표했고, 이제 민주당은 그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 국민은 근본적인 변화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활비 부담 완화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감독 강화를 중심으로 새 의회 출범 이후 100일간의 입법 의제를 제시했다. 제프리스는 미국 최초의 흑인 하원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정책 추진에 강하게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엑스(X)에 "민주당의 극좌 사회주의 세력이 우리가 해온 모든 일을 되돌리려 하는 동안 상원 공화당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민주당의 정책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주요 지역에서 승리했다. 텍사스의 이노호사는 주 최초의 라틴계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고, 조지아의 키샤 랜스 보텀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하비에르 베세라가 주 최초의 선출직 라틴계 주지사가 됐다. 반면 플로리다에서는 공화당 바이런 도널즈가 미국 최초의 흑인 공화당 주지사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양당의 권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헌법상 3선에 도전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빨라질 수 있으며, 공화당 내부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차기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차기 대선 주자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회를 장악한 만큼 향후 경제 상황과 생활비 문제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일정 부분 떠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알래스카와 미시시피 등 일부 상원 선거에서는 개표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최종 의석수는 달라질 수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