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군은 2일 드론작전사령부를 국방드론본부로 개편했다
- 북한은 소모성 드론 양산과 실전 전술에서 앞서가고 있다
- 한국은 기술력보다 개발·양산·전력화 속도가 과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스텔스는 거품… 진짜 위협은 값싼 드론 물량
K배터리·반도체에 대기업 양산력 더하면 판 바뀐다
25kg 입찰 규제·더딘 획득 절차가 잠재력 발목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군이 2일 드론작전사령부를 국방드론본부로 개편하면서 남북 드론 경쟁이 새 국면에 들어섰다. 나흘 전 북한이 무인기 30여 종을 내놓고, 9월 포천 시연에서 국산 드론이 잇따라 추락하자 '북한 우세론'까지 나온다.
그러나 드론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전시장의 인상과 전력의 실체는 엄연히 다르다. 값싼 소모성 드론에서는 북한이 빠르게 달리고 있지만, 고급 무인기와 산업 기반은 여전히 한국이 앞선다. 관건은 이 잠재력을 군 전력으로 바꾸는 속도다.

◆쿠르스크서 당하고 알라부가서 배운 北 = 북한의 드론 학습은 패전에서 시작됐다. 2024년 말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은 분대 단위로 뭉쳐 움직이다 우크라이나 FPV(1인칭 시점) 드론의 표적이 됐다.
쿠르스크 개전 초 북한군은 투입 약 2주만에 3800여 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군은 러시아 부대에 섞여 FPV와 정찰 드론, 란셋 운용법을 익혔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당국은 올해 8월 기준, 러시아 내 북한군 8500명 가운데 400명을 드론 운용 요원으로 본다.
생산은 세 갈래다. 먼저 공정을 살펴보자.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부시연구소는 러시아 알라부가의 드론 공장에 북한 인력이 최대 1만2000명 파견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곳은 샤헤드 개량형 게란을 월 5500대 이상 만든다. 다음은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고, 셋째는 중국산 소재·부품·장비다. 중국 업체가 북한행 조립라인을 홍보한 영상도 드러났다. 전시장 선반의 FPV 수백 대는 표준화 양산에 들어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023년께 8~10종이던 기종은 3년 만에 30여 종으로 늘었다.
전술도 바뀌고 있다. 북한은 9월 12일 순항·탄도미사일, 방사포, 무인기를 함께 쓰는 타격 훈련을 공개했다. 드론으로 한국 방공망을 소모시킨 뒤 미사일로 후속 타격하는 복합 공격을 시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전시회의 표적은 한국군 GP와 대포병레이더, K9 자주포, 미군 M1 전차였다. 샛별-9형 기체에는 '조선인민군 육군' 표기가 있었다. 대형 무인기로 넓게 보고, 소형 자폭 드론을 전방에 대량 투입하는 구상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교범과 편제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스텔스'와 '명중률 100%'는 선전…위협의 실체는 소모성 드론 = 북한 전시에는 거품이 많다. 행사장 중앙의 가오리형 스텔스 무인기는 비행 장면이 공개되지 않았다. 미 군사전문매체 TWZ는 이를 목업으로 보고, 비행 능력과 스텔스 기술을 갖췄다는 증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CSIS도 샛별-4·9형이 미국 글로벌호크와 리퍼의 외형을 흉내 냈을 뿐, 첨단 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명중률 100%'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고, 김정은이 강조한 AI 수준도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생산 능력은 아직 미비하다고 본다. 1만2000명도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추정의 상한이다. 조립 숙련이 곧 설계·개량 능력을 뜻하지도 않는다.
한국의 실패도 덮어놓고 두둘길 것이 아니라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 9월 포천 기술전에서는 시연 17건 가운데 6건에서 추락이나 오작동이 났지만, 나머지 11건은 성공했다. 군과 업계는 주파수 간섭을 원인으로 추정한다.
국방부는 성공과 실패를 열어둔 공개 시연과, 검증된 시나리오로 치른 북한 행사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급 전력의 격차도 크다. 한국군은 글로벌호크 4대를 실전 운용 중이고, 대한항공이 체계통합을 한 국산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 양산 1호기를 내년 공군에 인도받는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8월 25일 해상 전투실험에서 군 자폭 무인기가 추락했고, 포천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트 무인기도 떨어졌다. 전파 혼잡을 넘지 못한 기체는 재밍 전장에서 버티지 못한다.
드론 전문가들은 한국군 FPV가 '상용 교육용 수준'에 머문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위협은 스텔스가 아니라 값싼 드론의 물량이다. TWZ도 샤헤드급 자폭 드론과 소형 드론의 대량 생산을 진짜 위협으로 꼽았다. 재밍이 통하지 않는 광섬유 드론이 비무장지대 전선에 깔리면 초기 부담은 한국군 몫이 된다. 저가 소모성 드론에서 한국이 뒤처졌다는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배터리·반도체·AI 쥔 南… 대기업 뛰어들면 세계 시장 판도 바뀐다 = 한국의 강점은 민간에 있다. 대한항공은 포천에서 드론 22대로 정찰·교란·동시 타격 임무를 한 명이 통제하는 군집 시연을 했고, 군집 기술 업체 파블로항공에 지분도 투자했다.
니어스랩은 군집 자폭 드론 '자이든'을 1000만달러 규모로 중동에 수출해 상반기 매출 174억원을 올렸다. 요격 드론 '카이든'으로는 LIG D&A와 대드론 사업에 나섰다. 퀀텀에어로는 GPS와 통신이 끊겨도 기체 탑재 AI로 임무를 잇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모하비 STOL은 200m 미만 거리에서 이륙했다.
더 큰 잠재력은 아직 본격 참전하지 않은 대기업에 있다. 드론은 배터리, 반도체, 모터, 카메라, 통신, AI, 양산 기술의 합작품이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세계 정상급으로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국토부 사업에서 국산 상용 드론 배터리 개발과 공급망 안정화를 맡았다.
삼성SDI는 내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 한화시스템은 연 100기 규모의 위성 생산 시설을 갖췄다. 자동차와 가전에서 쌓은 대량생산 역량이 더해지면 소모성 드론의 단가와 물량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다.
시장의 문도 열리고 있다. 중국은 이달 18일부터 고출력 모터와 변속기, 자동비행장치 등 13개 범주의 수출을 통제한다. 미국은 9월부터 수입 무인기와 부품에 25~100% 관세를 물리고, 2027년까지 20만대 이상을 확보하려 한다.
유럽은 회원국 군용 드론의 유럽산 비중이 30%에도 못 미친다. '비(非)중국 드론 공급망'을 찾는 수요가 커질수록, K방산 수출망을 가진 한국 대기업이 본격 뛰어들면 탈중국 세계 시장을 장악할 잠재력은 충분하다.
조건은 있다. 서방 시장에서는 중국산 부품이 대체품의 3분의 1 값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희토류 정제의 약 98%를 쥐고 있어 모터용 자석의 원료 의존도 쉽게 끊기 어렵다. 실전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약점이다. 우크라이나 업체와의 공동개발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

◆25kg 입찰 장벽·긴 획득 절차… 드론본부 첫 시험대 = 잠재력을 묶는 것은 제도다. 25kg 미만 소형 드론은 2017년 지정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어서 대기업이 입찰할 수 없다. 올해 군 교육용 드론 예산은 295억7760만원으로 1년 새 55.8배가 됐고 물량은 1만1376대에 이르렀다.
시장은 양산 체제를 요구하는데 입찰 자격은 9년 전 그대로다. 정작 전쟁의 주역인 소형 드론 시장에 대기업 양산력이 들어올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일부를 대기업에 개방한 상생 모델을 주문했다.
획득 절차도 전장의 속도를 못 따라간다. 국방부 당국자는 첨단전력 도입 지연을 "심각한 문제"라고 인정하며 방위사업법 절차를 원인으로 꼽았다. 군 드론은 고스펙·고가에 개발 기간이 길다는 지적도 받는다. 한국형 장거리 자폭 무인기 K-루카스의 실전 배치 목표는 2030년 이전이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이 몇 주 단위로 세대교체하는 것과 대비된다.
드론본부는 이 병목을 풀어야 하는 조직이다. 정원은 280명에서 100명으로 줄었고, 군 일각에서는 조직·기능 축소를 우려한다. 국방부는 전투병이 빠진 대신 영관급 이상이 절반을 넘어 전문성이 높아졌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소요 최종 결정은 합참, 계약과 품질인증은 방위사업청 몫이다.

본부가 실제 속도를 내려면 권한부터 분명해야 한다. 실증 전담부대를 9개로 늘린 데 이어, 보안 검증을 통과해 부대가 바로 살 수 있는 드론 목록인 '한국형 블루 UAS(Blue Unmanned Aircraft Systems) 목록'을 통한 부대 직구매, 첨단전력 특별법 입법, 소형 드론 조달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
전직 합참 고위 관계자는 남북 경쟁의 관건으로 신속한 개발·양산과 전장 보급, 유·무인 복합전투 체계, 전자전 돌파 능력을 꼽았다. 북한은 전쟁에서 실전을 통해 배웠고, 한국은 산업 기술 능력에서 월등히 앞선다. 한국이 지금 지고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시간'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