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3일 국회와 보험연구원이 보험 모집질서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 판매 권한 커진 GA에 내부통제와 직접 배상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비교설명 검증과 상담기록 보존으로 소비자 피해 회복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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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추천 근거 사후 검증·분쟁 입증 위한 상담기록 보존 제안
금감원 "정착지원금 40~50% 감소, 사후 적발·제재만으론 한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보험 모집질서를 개선하려면 상품 추천부터 계약 전환, 분쟁 해결까지 판매 과정 전반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수수료 경쟁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교 설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후 검증하고,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때 설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과 보험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보험 모집질서 건전화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판매조직의 영향력 확대에 맞춘 책임 체계와 소비자 보호 방안이 논의됐다.

'보험 불공정 영업관행 근절과 소비자권익 보호 방안'을 주제로 발제한 남상욱 한국보험학회장(서원대 경영학부 교수)은 "GA 규모에 따라 내부통제 기준을 차등화하고,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하면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집질서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표한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집시장의 핵심 문제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라고 진단했다. 상품 비교와 추천의 실질적 권한은 대형 판매조직으로 넘어갔지만 배상책임과 감독, 교육, 사후관리 규율은 전속 모집을 전제로 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계약은 오래 유지돼야 가치가 실현되는데 판매자의 보상은 계약 초기에 쏠려 있다"며 정착지원금 등이 더해지면 계약 유지보다 신규 계약 확보나 판매조직 이동을 추구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설문에서도 상품 추천에 대한 불신과 정보 확인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소비자의 80% 이상이 수수료 수준에 따라 추천 보험회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지만 실제 비용정보 확인 경험은 항목별로 20~30%에 그쳤다. 판매자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67.4%에 달했다.
그는 "비교설명 의무가 도입되더라도 확인서에 형식적으로 서명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어떤 후보 상품을 비교했는지, 추천 사유와 기존 계약 대비 유불리가 충분히 설명됐는지 사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부당승환을 막기 위한 절차가 현장에서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부당승환은 판매자가 기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 계약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다.
박원규 금융감독원 보험제도팀장은 "기존 보험과 새로운 보험의 주요 보장 내용과 불이익을 설명받았다는 계약자 사인을 한 장 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수많은 가입 서류에 포함된 확인서의 의미를 소비자가 충분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제도 개선 이후의 변화도 소개했다. 박 팀장은 "GA가 지급하는 고액 정착지원금을 부당승환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GA가 1년 치 연봉을 지원금으로 제시해 설계사를 영입하면, 이직한 설계사가 실적 목표를 채우기 위해 기존 고객에게 보험 갈아타기를 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지난 7월 GA 설계사에 대한 '1200% 룰' 확대 적용 이후 "7~8월 통계상 정착지원금 규모가 상반기 대비 40~50% 줄었고 설계사 이동도 감소했다"며 "고액 지원금은 거의 0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두 달간의 통계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200% 룰은 계약 첫해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토론에서는 비교설명을 소비자의 실제 판단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범용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은 "추천 상품별로 보험료, 보장 내용, 해약환급률, 수수료 등을 나란히 적고 수수료가 더 높은 상품을 권했다면 어떤 보장이 얼마나 더 나은지 구체적으로 적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쟁 과정에서 설명 내용을 입증할 수 있도록 기록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원경 법무법인 케이파트너스 파트너 변호사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에서도 보험설계사의 부당승환이 문제된 11건의 계약 중 당사자 간 다툼이 없었던 1건에 대해서만 수수료 환수가 인정되고 나머지는 모두 배척됐다"고 소개했다.
권 변호사는 "사법 판단에서 객관적 입증이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일반 소비자가 그러한 자료를 스스로 확보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도 보여준다"며 "상담 내용과 모집자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기록 보존 의무를 부과하고 소비자가 분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제재 건수나 과태료 규모가 아니라 그 결과 소비자의 계약상 권리와 경제적 손실이 실제로 회복됐는지"라며 대형 GA의 직접 배상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해 회복을 유도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와 금융당국은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GA의 판매책임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규제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축사에서 "과도한 판매수수료 부과 및 설계사 영입 경쟁에 따른 부당승환,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지속되면서 소비자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000여개 GA와 33만명이 넘는 설계사의 위법행위를 개별적으로 적발·제재하는 사후적 감독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보험회사에 적용되는 주요 규제가 GA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제도적 공백이 존재하며,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임직원 이직이나 보험계약 이관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의원은 "변화된 영업 환경에 맞춰 판매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모집질서의 투명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며 "토론회에서 논의된 대안들이 실제 정책과 입법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