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회는 30일 가상자산 과세 추가 유예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 과세 기준과 해외 거래 형평성 문제가 남아 시장 위축 우려가 커졌다
- 당정은 늦어도 11월 말까지 유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취득가액·해외 거래 형평성 쟁점…거래량 44% 감소 속 부담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의 추가 유예 여부가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또다시 결정되지 않았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과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과세 기준과 해외 거래 형평성 문제도 해소되지 않아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과세 유예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직후 "업계에선 과세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산업적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점검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당정협의회에 이어 이날 간담회에서도 유예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재유예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 중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는 세 차례 연기됐으며 추가 유예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 과세 두 달 앞두고 결정 지연…거래소 준비 부담
과세 여부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거래소들은 내년 시행을 전제로 관련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자별 거래자료를 과세당국에 제출해야 하지만 자료 산출과 검증에 필요한 세부 기준은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마다 관리하는 데이터가 달라 과세자료를 산출하고 검증하는 공통 기준이 필요하다"며 "다른 규제에 따른 전산 작업도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져야 시스템을 보완하고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옮겨온 가상자산은 취득가액 확인에도 제약이 있다. 국내 거래소에 최초 매수가격이 기록되지 않으면 투자자가 거래내역을 별도로 증빙해야 할 수 있어 관련 처리 기준의 정비가 필요하다.
유예 여부가 11월 말 결정되면 내년 1월 시행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는다. 거래소들은 과세 준비를 이어가면서도 추가 유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투자자들도 거래내역 확인 등 과세에 대비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결정이 늦어질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조속한 결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취득가액·해외 거래 형평성…과세 실효성 놓고 이견
당정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배경에는 과세 원칙과 실제 집행 가능성을 둘러싼 이견이 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한편, 해외 거래소와 개인 간 거래 추적의 한계 등 제도적·실무적 과세 인프라가 미흡해 추가 유예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취득가액 확인 등 과세 대상 소득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은 최초 매수가격이 국내 거래소에 기록되지 않을 수 있다. 해외에서 1000만원에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에서 1500만원에 팔더라도 실제 차익 500만원을 거래소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다.
이는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국내 거래소는 이용자의 거래내역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통한 거래는 과세당국의 정보 확보에 제약이 있다. 같은 수익을 올려도 거래 장소에 따라 소득 파악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간 거래정보를 공유하는 가상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도 당장 격차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2027년부터 정보교환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싱가포르와 홍콩 등 일부 주요 시장은 2028년 이후 첫 정보교환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정보 확보가 제한된 상태에서 과세를 시행하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내 이용자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쉽게 파악되는 만큼 과세 부담이 국내 시장에 집중돼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 등 새로운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소득 발생 시점과 취득가액 산정 방식에 대해 지난 5월 국세청 연구용역에서 일부 기준이 제시됐지만 법령이나 고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사업자 규율을 정비한 뒤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도 보완을 이유로 시행을 거듭 연기하는 것은 조세 원칙과 법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는 이날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법적 안정성, 공평과세 원칙, '넓은 세원' 확보 등을 고려하면 가상자산 과세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과세 인프라인 CARF는 가상자산 과세의 전제조건이 아닌 집행력을 강화하는 보조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변혜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원칙 없는 유예의 반복보다는 설명 가능한 예외와 실행 가능한 보완계획이 필요하다"며 "어떤 소득에 어떤 원칙으로 과세할 것인지, 그 원칙을 당장 적용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장애물인지, 그리고 그 장애물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상반기 거래량 44% 감소…과세 강행 시 자산 유출 우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위축도 업계가 추가 유예를 요구하는 배경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1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거래소 일평균 거래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4% 감소했다. 고객 원화예치금은 5조2000억원으로 35%, 거래소 영업손익은 816억원으로 78% 줄었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거래소는 내국인 개인의 현물 거래만 허용돼 사실상 개인 이용자의 거래수수료에 100% 의존하는 구조"라며 "해외 거래소는 선물 등 파생상품과 법인·기관 고객 전용 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국내는 차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과세 이후 거래가 줄어들면 거래소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은 투자자 설문조사를 토대로 과세 시행 시 국내 주요 거래소의 거래량이 약 30% 감소할 수 있다는 추정 결과를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와의 과세 형평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되면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이 더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거래 감소에 해외 자산 이동까지 겹칠 경우 국내 시장의 위축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시장은 과세 유예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고 예상한다"며 "예상과 다르게 과세가 강행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당량의 자산이 해외로 유출되거나 최악의 경우 투매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oyn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