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는 31일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확대와 고층화 사업을 추진했다
- 모듈러주택은 공사기간 단축과 품질 관리 장점에도 높은 공사비가 걸림돌이다
- 설계·부품 표준화와 발주제도 개선, 생산 기반 확충이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설계·부품 제각각에
대량생산 효과 제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가 공공 발주와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모듈러주택을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대안으로 육성하고 있다. 고층 공동주택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기존 공법보다 높은 공사비와 사업별로 상이한 설계·부품 규격 등으로 경제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성이 낮은 현장은 시공 참여 업체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늘어나는 발주 수요를 뒷받침할 생산 기반 확충과 제도 개선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공공이 먼저 시장 키운다…고층화 기술·주거 성능 검증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모듈러주택 공공 발주를 확대하는 가운데 높은 공사비와 미흡한 표준화·발주제도가 시장 확산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모듈러는 주요 구조물과 전기배선·배관·욕실 등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탈현장건설(OSC) 공법 중 하나다. 터파기·기초공사와 모듈 제작을 병행해 기존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20~30% 줄일 수 있다. 날씨의 영향을 덜 받고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발주계획과 현장 애로사항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모듈러 주택은 건설업계가 직면한 생산성 저하, 인력구조, 안전관리 등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7~2030년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목표를 기존 1만2000가구에서 2만가구로 확대하고 20층 이상 고층 모듈러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 기간 LH가 맡는 물량은 1만4000가구로 전체 목표의 70%다.
공공 부문이 먼저 안정적인 일감을 제공하고 추가 비용을 지원해 초기 시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모듈러 공공주택의 일반 공법 대비 초과 공사비를 가구당 3500만원 지원하고 특별법을 통해 맞춤형 특례와 인센티브도 마련할 계획이다.
모듈러 건축 기술은 중고층 및 대단지로 발전하고 있다. LH가 발주한 의왕초평 A-4블록은 최고 22층, 381가구 규모의 고층 공공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GH는 하남교산 A1블록에서 최고 25층 규모의 PC모듈러 공동주택 실증을 추진한다. 고층 시공뿐 아니라 표준설계와 공정 자동화, 층간소음 저감 등 주거 성능을 함께 검증하는 사업이다.
국토부 또한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250억원 규모의 2차 모듈러 R&D에서는 이를 20층 이상, 400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늘려 생산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높은 원가에 대량생산 효과도 한계…"발주제도 바꿔야"
관건은 사업성이다. 모듈러 방식은 생산설비 투자와 설계, 모듈 적재공간 확보 등에 초기 비용이 들고 운반·설치 비용도 부담이다.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장에서 반복 생산하는 방식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LH의 성주성주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전체 100가구를 모듈러로 짓는 사업이지만 최근 사업신청확약서를 낸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책정된 사업비로는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참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듈러 확산의 전제는 생산에 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성능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기존 공법 대비 경제적 시공을 실현하지 못할 경우 확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공사비 문제도 있다. 이윤상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듈러 공사비 철근콘크리트(RC) 구조의 약 130% 전후로 형성돼 왔다며 "이러한 공사비 격차는 최근까지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사비를 낮추려면 공장에서 비슷한 설계와 부품을 반복해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사업마다 설계와 부품이 달라지면 공장 생산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 학계에서는 표준평면을 적용한 공공주택을 꾸준히 발주하고, 연간 발주 일정도 미리 확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제작업체가 앞으로 들어올 주문량을 알아야 설비와 인력을 준비하고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 시공을 전제로 한 발주 제도도 과제 중 하나다.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 등 주택을 짓는 데 꼭 필요한 각 공정을 분리 발주하면 공장에서 설치할 수 있는 설비를 각각의 업체가 따로 시공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김진성 서울도시주택공사(SH) 수석연구원은 "공공기관은 발주 위험에 민감하다"며 "이런 경우 모듈러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근거가 부족해진다"고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공사를 한꺼번에 묶어 발주하는 방식을 두고 관련 업계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