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농촌진흥청은 28일 수출 농산물 농약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 일본 수출 고추 통관은 일주일 이상에서 하루 이틀로 단축됐다
- 대만 수출 포도는 기준 설정 후 특정 농약 위반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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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국 잔류기준 111건 설정…대만 포도 특정 성분 위반 해소
3만6000여건 데이터 활용해 AI 기반 농약 정보서비스 추진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일본으로 수출하는 고추의 통관 기간이 일주일 이상에서 하루 이틀로 줄었다. 대만으로 수출하는 포도는 특정 농약 성분의 잔류허용기준이 마련된 이후 해당 성분으로 인한 통관 위반이 발생하지 않았다. 국가마다 다른 농약 기준에 맞춰 생산단계부터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수입국에 없던 기준을 신설한 결과다.
농촌진흥청은 28일 수출 농산물의 비관세장벽을 낮추기 위해 농약 안전사용지침 보급과 수입국 잔류허용기준 설정, 농가 교육 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마련한 안전사용지침은 13개국·30작물·86종이며, 수입국 등의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완료한 실적은 19작물·111건이다. 이 실적에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대상 설정분이 포함돼 있다.

◆ 일본행 고추 통관 단축…대만 포도 특정 농약 통관 위반 해소
농산물 수출에서 농약 잔류허용기준은 통관 여부를 가르는 주요 조건이다.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이라도 수입국에 해당 작물의 잔류허용기준이 없거나 국내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별 제도도 다르다. 농진청에 따르면 한국·일본·유럽연합(EU)은 기준이 없는 농약에 0.01밀리그램(mg)/킬로그램(kg)의 일률기준을 적용하고, 미국·호주는 기준이 없는 농약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허용하지 않는 불검출 기준을 쓴다. 대만은 두 제도를 모두 적용해 수출하기 까다로운 국가로 꼽힌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통관 거부나 반송·폐기뿐 아니라 추가 검사와 납기 지연에 따른 비용도 발생한다. 위반이 반복되면 신뢰 저하와 검사 강화 등 후속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개선 사례는 일본 수출 풋고추다. 기존에는 풋고추에서 검출된 농약 성분에 별도의 잔류허용기준이 없어 엄격한 일률기준을 적용받았다. 전수검사 등으로 통관에 일주일 이상 걸리면서 수출 현장의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2024년 3월 테부펜피라드, 같은 해 9월 헥사코나졸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고 검사명령이 해제되면서 통관 기간이 1~2일로 단축됐다. 농진청이 사례로 제시한 덕례영농조합법인의 고추 수출량은 2023년 694톤(t)에서 기준 설정 이후 928t으로 약 33% 늘었다.

대만 수출 포도에서는 테트라닐리프롤 성분이 문제가 됐다. 해당 성분에 따른 통관 위반은 ▲2023년 4건 ▲2024년 14건 ▲2025년 1~2월 2건 등 총 20건이었다. 위반 물량은 약 90t이다.
이 물량에 해당 연도의 대만 수출 신선포도 평균 수출단가를 적용한 추정 상품 가액은 91만8743달러다. 실제 손실액이 아니라 추정치다. 농진청은 2025년 3월 잔류허용기준 설정 이후 해당 성분으로 인한 추가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대만 수출 포도 전체로는 2025년에도 위반이 3건 있었고, 이 중 2건이 테트라닐리프롤이다.
농진청이 집계한 대만·일본·미국·태국 수출 농산물의 전체 통관 기준 위반은 2024년 49건에서 2025년 16건으로 줄었다. 올해는 9월까지 9건이 집계됐다. 2024년에는 대만 수출 포도의 테트라닐리프롤 검출과 중국산 고추를 수입·가공한 뒤 재수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적합 등으로 위반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 안전지침 86종 보급…수입국 기준 111건 마련·40건 추가 협의
수출 규모가 커지는 만큼 생산단계부터 수입국 기준에 맞추는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농식품 수출액은 2020년 75억7000만달러에서 2025년 104억1000만달러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53억819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다.
농진청은 수입국의 규제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을 확보한 뒤 이를 안전사용지침에 반영하고 있다. 2003년 6개국·12작물·32종으로 시작한 지침은 올해 13개국·30작물·86종으로 확대됐다. 주요 수출 품목과 신규 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품목 등을 중심으로 지침을 개발하고 연 1회 이상 개정한다.
수입국 기준이 국내보다 엄격하면 잔류시험 자료를 토대로 농약 살포 횟수를 줄이거나 수확에 가까운 시기에는 살포하지 않도록 사용 방법을 조정한다. 이렇게 조정해도 수입국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면 국내와 수입국에 모두 등록된 농약이라도 안전사용지침에 포함하지 않는다.
농가가 병해충 방제에 필요한 농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수입국의 기준 신설도 추진한다. 국내에 등록된 농약이라도 수입국에 잔류허용기준이 없으면 사용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절차가 수입농산물 잔류허용기준, 이른바 'IT' 설정이다. 국내에서 수행한 잔류시험 결과 등을 수입국 담당기관에 제출해 해당 작물과 농약 성분에 대한 기준 신설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농진청은 국내 최소 3개 지역에서 농약을 살포해 재배한 농산물의 잔류량을 분석하고, 분석보고서와 농약 라벨 등을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신청부터 기준 설정까지는 통상 3~4년이 걸린다.
현재까지 일본·대만·미국과 Codex를 대상으로 신청한 실적은 20작물·151건이다. 이 중 19작물·111건은 기준 설정을 마쳤고, 13작물·40건은 협의 중이다.
반대로 수입국에는 기준이 있지만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국내 등록을 추진한다. 올해 7월 말 기준 86종 안전사용지침에 수록된 농약은 1740품목이다. 이 중 농진청이 직권등록한 농약은 435품목으로 25%를 차지한다. 농진청은 관련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2024년부터 수출 통합조직과 농약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 농가 교육·위반업체 상담 병행…QR 넘어 AI 대화형 서비스 추진
기준 마련과 함께 농가와 수출업체가 현장에서 지침을 제대로 적용하도록 교육·상담도 병행한다. 대만 수출 포도는 2024년 도입된 사전등록제와 연계해 매년 4~5월 지역별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사전등록제는 수출업체와 농가에 고유등록번호를 부여해 생산부터 수출까지 안전성을 관리하는 제도다.
농진청이 자료에 제시한 교육은 대면 17회, 온라인 64회 등 총 81회다. 수입국별 농약 사용 방법과 재배기술, 주요 병해충 및 방제 방법 등을 다룬다. 통관 기준을 위반한 업체 18곳에는 현장 상담을 통해 위반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관리한다.
농약 사용 직전에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접근성도 높였다.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촬영하면 농업기술포털 '농사로'의 안전사용지침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농진청은 농약 보관창고와 작업장, 비닐하우스 등에 걸어둘 수 있는 고리형 QR코드 안내판 등 총 1만5000여 부를 수출조직·업체와 농촌진흥기관 등에 배부했다.
앞으로는 축적된 3만6000여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연어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형 안전사용지침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AI 이삭이'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확성 검증과 현장 실증을 거쳐 농가와 농약 판매관리인 등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농산물이 세계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K-농산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