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17일 전국 지자체는 외국인정책 1474개 과제를 추진했다
- 외국인 유치 넘어 취업·주거·교육·의료 정착 지원이 필요하다
- 중앙정부 비자 권한과 지자체 생활 지원의 연계가 과제로 남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최근 중앙정부가 맡아온 노동·산업 행정의 일부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는 흐름 속에서 외국인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의 입국과 체류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일손 부족과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자체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법무부가 지난 4월 공개한 「2026년 외국인정책 시행계획(지자체)」은 눈여겨볼 만하다. 흔히 제기되는 "한국에는 이민정책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적어도 정책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답할 수 있는 자료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추진하는 과제는 총1,474개, 관련 예산은 3,875억 원에 달한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 정책이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사업이 많고 예산이 크다고 해서 외국인의 안정적인 정착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 계획을 보면서 생각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외국인을 지역으로 데려오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며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누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손을 부르는' 정책에서 '이웃을 맞는' 정책으로
이번 시행계획은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지방자치단체의 연도별 사업으로 구체화한 것으로, 경제, 안전, 사회통합, 인권, 행정기반 등 다섯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별 과제가 마련됐다.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변화가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7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인구 감소와 일손 부족을 겪는 지역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산업과 지역경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외국인은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집을 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며 병원을 이용하는 주민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 생활 여건을 둘러싼 문제도 함께 나타난다.
따라서 외국인 정책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외국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기존 주민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와 교육, 의료, 복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재의 정책 구조에서는 중앙정부가 비자와 체류자격을 관리하고, 지자체는 외국인이 입국한 이후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중앙정부의 출입국 관리와 지자체의 정착 지원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정책의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산은 늘었지만, 권한은 여전히 중앙에 있다
지자체 외국인정책 예산의 60% 이상이 '사회통합' 분야에 배정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기도의 다문화·이주민 통합 지원, 전남의 안심병원과 쉼터, 경남의 산업 연계 정주 지원 등 지역별 사업을 살펴보면 외국인 정책이 단순한 출입국 관리에서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마다 필요한 사업은 다르지만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문제는 지자체가 맡아야 할 업무는 늘어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비자 발급과 체류자격 결정 등 핵심 권한은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는 반면, 상담과 교육, 돌봄을 비롯한 생활 현장의 문제는 지자체와 위탁기관이 주로 담당한다.
외국인 한 사람의 취업과 실직, 자녀의 학교생활, 가족의 의료 이용이 서로 연결된 문제인데도 실제 행정에서는 담당 부처와 지원기관이 제각각이다.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여러 기관을 찾아다녀야 하거나, 한 기관의 지원이 끝난 뒤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474개라는 사업 숫자는 지자체가 외국인 정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만큼 외국인들이 필요한 지원을 빠짐없이 받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사업의 규모뿐 아니라 각 사업이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관리와 통제'에 머문 비자, 현장의 숙련을 끊어낸다
최근 여러 지자체가 지역특화형 비자 등을 활용해 외국인 인구 유입과 정착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 감소 지역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지역경제를 유지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비자와 체류자격에 따른 제약이 여전히 적지 않다.지역 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 오랜 기간 교육하고 숙련된 인력으로 키워놓더라도 체류기간이나 자격 요건 때문에 계속 고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기업은 새로운 근로자를 채용해 다시 교육해야 하고, 근로자는 익숙해진 일터를 떠나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손실이다.
지역에 정착하려는 외국인이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한국어 교육이 마련돼 있어도 근무시간과 겹쳐 참여하기 어렵고, 자녀 보육이나 가족 초청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장기적인 생활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체류자격을 장기 정착이나 영주로 연결할 수는 없다. 체류 목적에 따른 관리와 필요한 요건도 유지돼야 한다. 다만 지역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일정한 숙련과 생활 기반을 갖춘 외국인에게는 체류자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장기 체류로 전환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로가 필요하다.
비자가 외국인의 입국과 체류를 관리하는 수단에만 머문다면 지역의 인력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외국인이 일터에서 쌓은 경험을 계속 활용하고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체류제도와 생활 지원정책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정책이 존재하는 것과 정착이 보장되는 것은 다르다
이번 시행계획은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상당히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국의 지자체가 수천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외국인의 취업과 생활, 사회통합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정책이 개별 부처와 기관의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외국인 한 사람의 생활 전반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체류자격 문제와 재취업 지원이 함께 이뤄지는지, 자녀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법률문제가 생겼을 때 믿고 찾아갈 기관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을 지역으로 유치하는 것만큼이나 이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지자체 외국인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외국인을 몇 명 유치했는지, 사업을 몇 개 시행했는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에 들어온 외국인이 3년 뒤에도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지,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기존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비자와 체류자격을 결정하고 지자체가 정착을 지원하는 현재의 역할 분담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
지역의 산업과 인구구조에 맞는 정책을 지자체가 보다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하며, 취업과 체류, 주거와 교육, 복지에 이르는 지원도 서로 연결돼야 한다.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정책과 함께 살아가는 정책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한국에는 이민정책이 없는가. 1,474개 사업과 3,875억 원의 예산을 보면 그렇지 않다. 그러나 정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대로 된 이민정책을 갖췄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외국인을 얼마나 많이 받아들였는가보다, 받아들인 외국인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착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그것을 과연 성공한 이민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재단법인 피플 정유석 이사장은 산재 전문가의 길을 걸으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문화 사회 통합과 청년 지원에 헌신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1991년 공인노무사 합격 후 국내 최초 산재보상 전문 노무법인 설립을 주도하며 '성공한 노무사'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산재심사위원회 심사위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공고히 했다. 그의 봉사 정신은 2010년 사재 10억 원을 출연해 재단법인 피플을 설립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재단은 산재로 고통받는 근로자와 가족 지원을 기본으로, 청년 취업을 돕는 '잡카페 플랫폼' 제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고자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법무부 위탁 '이주민 지원사업'을 통해 국적 취득을 돕고, 외국인 유학생 및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며 한국 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 지원에 집중하며 이들의 자녀가 미래 한국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