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13일 금융위와 금융정보분석원을 내년 하반기 세종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 정부는 14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연내 확정할 예정이다
- 금융 공공기관 노조들은 이전 대상과 계획을 지켜보며 연대 대응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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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원·KIC는 정관 개정으로 본사 이전 가능
금융노조, 강력 반발 "즉각 철회 촉구"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금융위원회의 내년 하반기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서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이슈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연내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 남아 있는 금융 공공기관들이 이전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해당 기관 노조들은 일단 관망 속에 대응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금융위 이전 확정을 곧바로 행동의 계기로 삼기보다 앞으로 나올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기관마다 이전 문턱은 다르다. 금융위 소관인 금융감독원·산업은행·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는 근거법에 본점(또는 주된 사무소)을 서울에 두도록 규정하고 있어 본점을 옮기려면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한다. 반면 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투자공사(KIC)는 근거법이 소재지를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법 개정 없이 정관 변경으로 옮길 수 있는 구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4분기 중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 산은·기은·예보·금감원, 법률에 서울 소재지 규정

행정안전부는 전날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금융위(정원 340명)와 소속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80명)을 내년 하반기 세종으로 옮기기로 했다. 별도 청사를 짓지 않고 세종 지역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융위 소관 공공기관 가운데 신용보증기금(대구)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은 1차 공공기관 이전 때 이미 본사를 지방으로 옮겼다. 서울에 남아 있는 곳은 산은·기은·예보·서금원 등이다.
정부는 2차 이전에서 '수도권 잔류 최소화'를 원칙으로 내걸고 있다. 금감원과 국책은행의 거취에 대해 김하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공공기관 이전에 관해서 전반적으로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산은·기은·예보·금감원은 근거법에 본점 소재지가 서울로 정해져 있다.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와 중소기업은행법 제4조는 각각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한다. 예금자보호법은 예보의, 금융위원회 설치법 제25조는 금감원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에 두도록 했다. 한국수출입은행법 제3조에 같은 규정이 있다.
이들 기관이 이전 대상에 오르더라도 실제로 본점을 옮기려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산은이 대표적이다. 산은은 2023년 5월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산은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이전 작업이 사실상 멈춰 있다.
정치권 요구는 여전하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산은 부산 이전 문제가 다뤄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부산 북구을)은 '서울 잔류 제로'와 '집적·집중'을 정부의 대원칙으로 거론하며 "이 기준에 의하면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너무나 지극히 당연한 결론 아니냐"고 했다. 이어 "2023년도에 국토부가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놓고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산은 부산 이전이 명시되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하자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지방이전 문제는 제가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직접 말씀드리는 것은…"이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2일 금융위·금감원·산은의 부산 이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대구시장 후보들의 공약으로 등장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는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공공기관이 아니어서 사정이 더 복잡하다. 정부는 올해 1월에도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한국은행도 이전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이고, 한국은행법에 본점이 서울로 규정돼 있다. 한은도 국회에 "주요국 중 수도에서 지방으로 중앙은행 본부를 이전한 사례는 없다"는 답변을 내기도 했다.
◆ 서금원·KIC는 '정관'으로 소재지 이전 가능
반면 법 개정 없이 본사 소재지를 바꿀 수 있는 곳도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근거법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는 "진흥원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는 정관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을 바꾸려면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 소재지를 바꿀 수 있는 구조다.
재정경제부 소관인 KIC도 한국투자공사법 제4조가 주된 사무소 소재지를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정관 변경은 운영위원회 의결 사항이다. KIC는 전북 전주 이전론이 반복돼 온 곳이다.
KIC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KIC 노조는 지난 13일 첫 성명을 내고 "공사의 지방 이전은 어렵게 쌓아 온 금융 집적의 효과를 스스로 허무는 일"이라며 "운용상 필요와 무관한 정책 논리에 따라 충분한 검토 없이 옮기려는 시도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 예의주시...금융 공공기관 노조, 연대 대응
금융 공공기관 노조들은 연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은·기은·수은 등 3대 국책은행 노조는 지난 8월 11일 사상 처음으로 지방 이전 반대 공동 집회를 열었고, 금감원·예보 노조는 같은 달 2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첫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4일 지방 이전 저지를 핵심 쟁점으로 내걸고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도 전날 논평을 내고 "금융위의 세종 이전을 결사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소관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인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도 이전 후보로 거론돼 왔다. 부산시가 지난 2월 국토부에 제출한 유치 희망 기관 목록에도 산은·기은·수은과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철 무보 노조위원장은 전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주최한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노동자·시민사회·청년 타운홀미팅'에서 "수출금융은 국제 금융시장, 법률·재무 자문 네트워크의 유기적 집적으로 작동하는 글로벌 생산적 금융"이라며 "정작 수출금융에 필요한 집적 요소 등 기관의 기능과 작동원리는 외면한 채 수도권 잔류 최소화만을 앞세우는 지방이전은 국가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정부가 스스로 정책수단을 훼손하는 자기부정이다"라고 말했다.

노조들은 13일 발표 자체보다 이후 나올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지방 이전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정부 발표와 비교해 특별히 바뀐 게 없어 별도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이전의 윤곽이 나오면 정부가 밝힌 대로 노정 협의를 하지 않겠느냐"며 "의견 수렴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노조에 물어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예보 노조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예보 노조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다른 변화는 없다"며 "국감 시즌이고 국정 상황도 좋지 않아 조금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갑자기 발표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 외교·안보 부처와 감사원까지 포함된 데 대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영향이 있을지 분주하게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금감원뿐 아니라 협의체가 있어 계속 공유하며 고민하고 있다"며 "국책은행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 소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의 노조는 금융위 이전과 자신들의 이전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수은 노조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금융위는 금융을 달고 있지만 정책금융을 기획하는 쪽 성격이 더 강하고, 실제로 기업들을 만나거나 조달을 하는 실질적인 금융 기능을 하지는 않는다"며 "금융위가 포함되더라도 수은이 이전되면 안 된다는 논리의 훼손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은 노조는 거래 상대방(카운터파티)과 대사관 등이 모여 있는 '집적 네트워크'를 주요 잔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수은 노조 역시 금융위 이전 확정만으로 별도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수은 노조 관계자는 "국책은행 등과는 이미 연대가 되고 있고, 11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각 기관들의 발표를 목표로 연대하고 있다"며 "어제 금융위 포함이 트리거가 되지는 않는다. 투쟁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도 "이번 발표로 따로 입장을 낼 건 없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4분기 중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임차청사를 활용해 선도기관부터 이전에 착수한다.

ssup8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