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비트코인은 13일 아시아 증시 급락 여파로 8만10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가 8만3500달러선으로 반등했다.
- 최근 24시간 동안 8억달러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 6년 만에 3억7760만달러 상당 비트코인이 이동해 매도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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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움직인 비트코인 고래, 3억7760만달러 이체…미 CPI 앞두고 변동성 경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BTC)이 13일 아시아 증시의 급락 여파로 한때 8만1000달러 아래까지 밀렸다가 8만3500달러선을 회복했다. 한국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미국 기술주 선물까지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만회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지난 24시간 동안 8억달러가 넘는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특히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이 전체 청산액의 86%를 차지하면서 단기 매도 압력을 키웠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19 폭락장 이전부터 비트코인을 보유해 온 대형 투자자가 약 3억78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이동시킨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만1000달러 바로 아래까지 하락한 뒤 반등해 8만3000달러선을 회복했다. 한국 시간 오후 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16% 상승한 8만35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ETH)도 5일 만의 최저 수준에서 2500달러 수준으로 반등했고, XRP는 3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했다. 솔라나(SOL)와 지캐시(ZEC) 등 주요 알트코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 한국 반도체주 급락에 암호화폐도 출렁…8억달러 강제 청산
이날 암호화폐 시장을 흔든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는 아시아 기술주의 급락이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장중 6% 넘게 하락하며 6000선 아래로 밀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약 8% 급락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홍콩 항셍지수도 0.4% 하락했고, 미국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0.6% 떨어졌다. 앞서 12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78% 하락했다.
주식시장의 매도세는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으로도 번졌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10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8억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5억9500만달러가 최근 1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하루 전체 청산액의 거의 75%에 해당한다.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 청산액은 6억9400만달러로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비트코인 관련 청산액이 1억81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더리움도 1억7800만달러에 달했다.
가장 큰 단일 청산은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965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롱 포지션이었다. 해당 포지션은 비트코인 가격이 약 8만1700달러일 때 강제 종료됐다.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청산액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청산에서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반도체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SNDK)의 주가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 계약에서 1950만달러가 청산됐다. 이는 하이퍼리퀴드(HYPE)의 1900만달러와 XRP의 1878만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 관련 계약도 청산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반도체 업종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SOXL 관련 청산액은 721만달러였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 거래가 확대되면서 전통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비트코인이 반등하면서 청산 흐름도 뒤바뀌었다. 최근 4시간 동안 발생한 7400만달러의 청산액 가운데 5900만달러, 약 79%가 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에서 나왔다.
장 초반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된 데 이어 가격이 반등하자 숏 포지션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은 것이다.
◆ 6년 만에 움직인 비트코인 고래…3억7760만달러 이체
시장에서는 장기간 움직이지 않았던 대형 비트코인 보유자의 자금 이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Arkham)과 비트코인 거래정보 서비스 멤풀스페이스(mempool.space)에 따르면 한 비트코인 지갑에서 12일 약 4582BTC가 5개 주소로 전송됐다. 이체 당시 가치는 약 3억7760만달러에 달했다.
4개 주소에는 각각 1000BTC가 보내졌고, 나머지 주소에는 약 582BTC가 전송됐다. 보도 시점까지 이들 주소에서 추가적인 비트코인 이동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비트코인은 2020년 3월 3일 지갑으로 유입됐다. 그로부터 9일 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40% 넘게 폭락해 4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당시 약 4080만달러였던 비트코인의 가치는 이번 이체 시점까지 약 9배로 불어났다.
해당 지갑은 2024년 8월 0.009BTC를 소액 전송한 것을 제외하면 장기간 비트코인을 사실상 그대로 보유해 왔다.
장기 보유자의 대규모 비트코인 이동은 시장에서 잠재적인 매도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장기간 보유된 비트코인의 이동을 보여주는 코인 데이즈 디스트로이드(CDD) 등의 지표가 급등하는 현상은 가격 조정이나 변동성 확대에 앞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 거래가 실제 매도를 위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일한 소유자가 보안상의 이유로 여러 지갑에 자산을 분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국 정부와 연관된 지갑에서도 최소 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이동했지만, 이 역시 매도를 위한 것인지 내부 자산 이전인지는 불분명하다.
◆ 유가·달러 강세 부담…시장 시선은 15일 미국 CPI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 환경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2.14달러 부근에서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뒤 배럴당 105달러 안팎을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추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원유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리 상승은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2.40 부근에서 움직이며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5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지표는 국제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과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시장조성업체 윈센트(Wincent)의 폴 하워드 선임 이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가 다가오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암호화폐 보유 비중을 크게 줄이기보다는 파생상품과 헤지 전략을 통해 위험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은 시장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에도 핵심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파생상품으로 하락 위험을 관리하고, 암호화폐를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자산군으로 계속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톰 리 "세대 간 부의 이전, 다음 암호화폐 강세장 이끌 것"
단기적인 시장 불안에도 암호화폐의 중장기 상승 여력에 대한 낙관론은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 보유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의 톰 리 회장은 젊은 세대로 이전되는 대규모 상속 자산이 다음 암호화폐 강세장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 회장은 미국 국세청(IRS)과 금융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의 추정치를 인용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약 1조5000억~2조달러의 자산이 세대 간 이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을 상속받는 젊은 세대는 암호화폐와 주식에 대해 더 높은 위험 감수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진행 중인 부의 이전이 다가오는 암호화폐 강세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후드(HOOD)의 블라드 테네프 최고경영자(CEO) 역시 향후 수십 년 동안 100조달러가 넘는 자산이 기성세대에서 젊은 세대로 이전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실제 상속 자산 가운데 얼마나 많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될지는 불확실하다.
리 회장은 월가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확대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암호화폐를 장기 보유하는 기업들의 증가도 향후 시장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비트마인은 지난주 이더리움 1만2532개를 추가 매입하면서 전체 보유량을 602만8946개로 늘렸다. 평가액은 약 153억달러로, 전체 이더리움 공급량 1억2210만개의 약 4.9%에 해당한다.
비트마인이 목표로 제시한 전체 공급량의 5%를 확보하기까지는 약 7만6000개의 이더리움이 더 필요하다.
회사는 목표에 도달하면 추가 매집을 중단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량의 약 84%인 507만개를 스테이킹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3억36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물가 지표와 국제유가, 달러 및 국채 금리의 움직임이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대규모 롱 포지션 청산 이후 비트코인이 8만3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