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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교총 특별기획⑤](하) "진로보다 내신"…고교학점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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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교사들은 고교학점제가 대입 영향으로 취지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라 과목 선택권이 달라져 교육 격차가 발생했다.
  • 복잡한 대입 전형이 사교육을 키워 평가권 보장과 상담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대입 유불리에 과목 선택권 제약…소인수·심화 과목 기피
농어촌·소규모 학교는 개설 과목 부족…교원 배치 개선 요구
학생부 기록·평가 부담에 사교육 의존…"대입 개편 방향부터 정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도록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대학입시의 영향으로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내신 성적을 받기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고 학교 규모와 지역에 따라 개설할 수 있는 과목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입시 전형이 복잡해지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하고 공교육 안에서 충분한 진학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뉴스핌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너진 교권, 교육 없는 교실, 쌓이는 사교육'을 대주제로 공동 특별기획 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에서는 '공정과 경쟁의 균형점을 찾아서, 대입제도 개편의 방향'을 주제로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의 충돌을 비롯해 학생부 평가와 사교육 문제를 논의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와 이윤희 경기 점동고 교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이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고교학점제의 구조적 한계와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고교학점제의 역설…"진로보다 내신 유리한 과목 선택"

▲좌장(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도록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상대평가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에서는 수강 인원이 적을수록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내신 상대평가가 충돌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윤희 경기 점동고 교사

학생들은 입시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어려운 과목이나 수강 인원이 적은 과목을 피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과목도 기피합니다. 내신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성취평가제가 상대평가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 선발의 어려움을 제기하면서 5등급 상대평가가 병행됐습니다.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에 지나치게 종속돼서는 안 됩니다.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내신 상대평가가 상당히 충돌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보다 어떤 과목이 내신에 유리한지를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들도 모집단위별로 권장 이수 과목을 안내하면서 학생들은 고교 입학 초기부터 희망 학과를 결정하고 그에 맞춰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낍니다.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맞추기 위해 진로를 먼저 정하는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진로선택과 융합선택 과목부터 석차등급 부담을 줄이고 성취평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농어촌 학생은 과목 선택부터 불리…"교원 배치 바꿔야"

▲좌장

농어촌이나 소규모 고등학교는 교원 부족으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능력을 가진 학생이라도 재학 중인 학교에 따라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상민 교사

고교학점제가 선택권을 확대하는 제도라면 학교가 얼마나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특별시와 광역시 학교가 읍·면 지역 학교보다 많은 선택과목을 제공하고 소규모 학교는 공동교육과정 참여 비율도 낮게 나타났습니다.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달라진다면 이는 구조적인 교육 격차입니다.

현재의 학급 수 중심 교원 배치 방식은 고교학점제의 과목 수요 중심 운영과 충돌합니다. 소규모 학교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도록 기초정원제 같은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대학에서도 학생이 이수한 과목뿐 아니라 해당 학교에서 실제로 어떤 과목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윤희 교사

소규모 학교에서는 대입과 연계해 지나치게 많은 과목을 개설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도 양평과 여주, 이천 등에서는 남한강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개설 과목이 줄고 운영 요일도 제한되면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목을 확대하고 운영 시간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가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고교학점제의 구조적 한계와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학생부 평가의 딜레마…"교사의 평가권 보장해야"

▲좌장

학생부 기재 항목이 축소되면서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수행평가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교사의 자율적인 평가권과 공정성을 함께 지킬 방법은 무엇입니까.

▲이윤희 교사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부 작성에 상당한 부담을 느낍니다. 담임교사는 담당 교과뿐 아니라 자율활동과 진로활동, 동아리활동까지 기록해야 합니다.

학생부 기재 항목이 줄었다고 업무 부담까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서술형 대신 체크리스트 방식으로 기록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사에게 학생을 사실대로 평가하고 기록할 권한을 줘야 합니다. 학생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가 있지만 학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평가인지 의문입니다.

▲이상민 교사

학생부 중심 평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교사의 전문성과 평가권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합니다.

수행평가는 학생의 발표와 문제해결 능력, 탐구 과정을 확인하는 데 필요하지만 여러 교과에서 동시에 진행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평가 횟수가 많다고 학생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가 기준은 사전에 명확하게 공개하되 교사의 전문적인 판단이 민원에 따라 쉽게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입시 복잡할수록 사교육 의존…"상담 예약도 티켓팅"

▲좌장

정부마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강조했지만 대학별 전형은 여전히 복잡합니다.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학교 수업과 진학 지도만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합니까.

▲이상민 교사

대학마다 전형명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서류평가 방식 등이 달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학생부 교과전형이라고 해도 대학에 따라 서류평가와 면접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전형의 이름만 보고도 선발 방식을 이해하도록 구조를 단순화해야 합니다.

사교육 수요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은 전문적인 진학 상담을 신청하는 과정이 콘서트 티켓팅처럼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 교사를 양성하고 상담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이윤희 교사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이 높은 학생이 탈락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이 합격한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대학들이 명확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현직 교사의 진학 지도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윤희 경기 점동고 교사가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고교학점제의 구조적 한계와 공교육 정상화'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대입 개편 방향…"수능은 기본 역량, 학생부는 성취 평가"

▲좌장

대입 제도는 정권이나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개편 논의가 반복됐습니다. 당장 보완해야 할 부분과 장기적으로 바꿔야 할 방향은 무엇입니까.

▲이윤희 교사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를 교육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현직 교사들의 의견이 대입 제도에 충분히 반영돼야 합니다.

교육과정이 대입에 종속돼서는 안 됩니다. 수시와 정시의 비율보다 고3 2학기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현실부터 살펴야 합니다. 고3 2학기 성적까지 반영하고 대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민 교사

가장 시급한 것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입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수능은 대학에서 공부할 기본적인 학업 역량을 확인하는 기준 충족형 평가로 바꾸고 학생부는 어떤 과목을 배우고 어느 정도 성취했는지 보여주는 평가로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다만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일부 대학이나 전형에서 성취도와 과목 이수 내용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시범 운영하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개편 방향이 정권의 임기보다 오래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자신이 치를 대입 제도의 큰 틀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좌장(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

대입 제도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여전히 명확한 해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공정성과 경쟁, 학생의 선택권 등 여러 가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대학 육성부터 수능과 내신 개편, 고교학점제와 학생부 평가까지 각각의 제도는 별개로 보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제도의 공정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학생의 선택권을 제한하거나 새로운 사교육 경쟁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입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을 더욱 세밀하게 줄 세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육 기회를 얻도록 하는 데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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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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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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