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7일 24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반락했다.
- 390억달러 10년물 입찰 호조와 유가 하락이 매수세를 이끌었다.
- 프랑스 재정 불안에 유럽 국채는 급락하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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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억달러 국채 입찰 호조
프랑스 10년물 4.87%로 급등…유로화 17개월래 최저치 근접, 달러 강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7일(현지시간) 장중 2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뒤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치솟았지만, 39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예상보다 강한 수요가 확인되자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재정 불안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채 매도세가 확산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재정 취약국의 국채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유로화는 17개월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다. 미국에서는 높아진 금리가 투자 수요를 끌어들인 반면 유럽에서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국채 매도를 부추기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의 흐름이 엇갈렸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5.364%까지 치솟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며 5.276%로 거래를 마쳤다.
30년물 금리도 장중 2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가 5.660% 수준으로 후퇴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762% 수준으로 내려왔다.

장 초반 국채시장을 압박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이었다.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대규모 국채 발행,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장기 국채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비축유 방출을 가속하고 디젤 공급을 우선하기로 합의하면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국채금리도 장중 고점에서 내려왔다.
◆ 390억달러 국채 입찰에 매수세 몰려…금리 급등세 진정
이날 채권시장 분위기를 바꾼 결정적인 계기는 미 재무부의 10년물 국채 입찰이었다.
390억달러 규모로 실시된 이번 입찰의 발행수익률은 5.3%로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국채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77배로 최근 6차례 입찰 평균인 2.54배를 웃돌았다.
특히 프라이머리 딜러들이 인수한 물량은 전체 발행액의 2.5%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최종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충분해 딜러들이 떠안아야 할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입찰은 높아진 금리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다시 채권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레이먼드제임스의 비니 블로 채권 리서치 담당 이사는 "10년물 국채가 얼마나 큰 매도세를 겪었는지를 고려하면 좋은 입찰이었다"며 "매수자들이 시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게 돼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매도세를 두려워할 수도 있지만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TD증권의 겐나디 골드버그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도 "예상보다 낮은 낙찰금리와 최종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진정시켰을 수 있다"며 "최근 변동성을 우려하면서도 높아진 금리가 투자자들의 매수를 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스페이스X 400억달러 조달 추진…회사채 공급 확대 우려
장기 국채시장에는 대규모 기업 차입에 따른 수급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400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은행 대출로 100억달러를 확보하고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을 통해 나머지 30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미 국채와 투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면서 장기 국채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이지어드바이저리의 토머스 우라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민간 부문의 차입 수요, 특히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자금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연준, 금리 인상 배경 놓고 이견…12월 추가 인상 가능성 83%
이날 공개된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놓고 위원들의 견해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들은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측면의 가격 충격이 인플레이션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보다 매파적인 위원들은 수요 측면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 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 추가 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말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최소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19.4%로 일주일 전 약 38%에서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12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83%로 반영됐다.
이날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격차는 전날 48.1bp(1bp=0.01%포인트)에서 52.2bp로 확대됐다. 장중에는 53.7bp까지 벌어져 8월 중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 것이다.
◆ 프랑스 재정 불안에 국채 투매…10년물 금리 4.87% 급등
미국 국채시장이 장 후반 안정을 되찾은 것과 달리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11.9bp 급등한 4.8696%를 기록해 약 2주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나타냈다. 반면 유럽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3.4805%로 변동이 없었다.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금리 격차가 확대된 것은 투자자들이 프랑스의 재정 위험을 반영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대규모 재정적자와 202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채시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에서 조기 총선이 발표된 점도 유럽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다.
모넥스USA의 후안 페레스 트레이딩 담당 선임 이사는 "유럽은 한동안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도 그만큼의 수입을 거두지 못했고 이제 그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며 "에너지 지출까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망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의 에마뉘엘 물랭 총재는 차입 비용 상승을 고려할 때 프랑스의 경제 상황이 심각하지만 현시점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신규 국채 발행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톤엑스의 슈리야 사마르트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금리 부문 책임자는 "프랑스 국채는 추가 매도 여지가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공황 상태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프랑스가 아직 채무불이행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 유로화 1.12달러 붕괴…달러인덱스 102.24
프랑스 재정 불안에 따른 국채 매도세는 외환시장으로도 번졌다.
유로화는 이날 달러 대비 0.53% 하락한 1유로당 1.1198달러를 기록했다. 심리적 지지선인 1.12달러가 무너지면서 지난 5일 기록한 17개월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2% 상승한 102.24를 기록했다. 연준 의사록 공개 직후 상승폭을 잠시 줄였지만 이후 다시 강세를 회복했다.
달러화는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높은 에너지 가격에 힘입어 상승 압력을 받은 반면 유로화는 프랑스의 재정 불안에 따른 국채 매도세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42% 하락한 1.3216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유로화 대비로는 2025년 6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일본 엔화 대비 달러화는 0.09% 하락한 157.95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8일 오전 7시 20분 기준 전장 대비 0.07%오른 1341.00원을 가리켰다.
이날 글로벌 채권·외환시장은 재정 건전성과 투자 수요에 따라 국가별로 자금 흐름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높아진 국채금리가 매수세를 끌어들이며 장기금리 급등세가 진정됐지만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재정 불안이 국채 매도와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국가별 재정 건전성과 국채 수급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