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 재무부가 19일 장기국채 바이백을 두 배로 늘렸다.
- 장기금리는 급락했지만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부담이 커졌다.
- 워시 의장은 잭슨홀서 재무부와 엇박자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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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잭슨홀 주목…워시 의장, 통화정책 방향 설명 주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매입(바이백)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면서 급등하던 장기금리가 급락했다. 시장이 장기금리 상승을 통해 제공하던 긴축 효과가 약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경우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직접 올려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부의 장기금리 억제와 연준의 물가 안정이라는 두 정책 목표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다음 주 잭슨홀 연례 경제심포지엄에서 워시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10년물·20년물·30년물 국채에 대한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회당 매입 한도는 기존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서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번 조치는 9월 9일부터 시작해 11월 4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 직전까지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이어지며 금리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10년물 금리는 약 70bp(0.70%포인트) 뛰어 최근 4.74%까지 올랐고, 이에 따라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6.75% 안팎까지 상승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번 주 초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백 소식이 전해진 뒤 10년물 금리는 4.63%까지 밀렸다가 이날 4.65%로 마감했다.
◆ 매도세는 진정됐지만…"수익률 곡선 왜곡" 논란
재무부는 이번 조치의 목적이 유동성이 낮아진 발행물(off-the-run) 국채의 시장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5월 발행된 30년물 국채(잔존만기 24년)는 이날 액면가의 45센트 수준에서 거래돼 유동성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유동성 지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연준처럼 화폐를 발행해 국채를 사들일 수 없는 재무부가 바이백 재원을 마련하려면 단기 국채(T-bills)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서다.
웰링턴의 브리즈 쿠라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재무부가 바이백 재원을 마련하려면 결국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 것으로 봤다. 그는 "연준은 원하는 만큼 화폐를 찍어 국채를 살 수 있지만 재무부에는 그런 능력이 없다"며 "결국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 바이백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재무부는 발표 당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을 밝히지 않았으며, 관련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장기채를 단기채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재무부가 사실상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체 국채 발행 잔액 중 단기 국채 비중은 22.2%로, 재무부차입자문위원회(TBAC)가 권고한 적정 상한선인 20%를 이미 웃돌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2024년 전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같은 방식으로 단기채 발행을 늘린 것을 두고 "정부의 과잉 지출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시장에 손을 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어, 이번 조치가 같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BAC는 지난해 7월 의사록에서 "부채 구성을 관리하는 주된 수단은 어디까지나 발행(issuance)이어야 한다"며 바이백을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조치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첫 10개월간 연방정부의 순이자 지급액은 9630억달러(약 1348조원)로, 전체 재정지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부채 구성이 단기물 위주로 재편될 경우 이 같은 이자 부담이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해질 수 있어, 향후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정부의 이자비용이 오히려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 하락이 경기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쿠라나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연준이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해야 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바이백 발표 이후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하루 만에 0.8%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 "연준-재무부 엇박자"…워시, 잭슨홀서 입장 밝힐 듯
이번 조치는 무엇보다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운신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5년 넘게 2%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당시 그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면서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윌밍턴트러스트의 윌 스티스 선임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워시 의장은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며 "그동안 시장은 장기금리 상승이 연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굳이 올릴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움직여 왔는데, 이제 재무장관이 그 흐름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과 재무부가 사실상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라며 "결국 더 큰 정책 수단을 가진 연준이 기준금리를 원래 계획보다 더 많이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SM US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조치가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워시 의장이 평소 정부 개입 없이 시장이 스스로 금리를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며 "이는 지난 20년간의 통화정책으로 완화됐던 제약이 다시 살아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브루수엘라스는 또 "포퓰리즘의 논리가 결국 중앙은행에 재정 목표를 뒷받침하라고 요구하는 지점에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며 이날 재무부의 개입이 워시 의장의 입지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채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동시에 재정지출을 계속 늘리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긴장을 키우는 배경으로 꼽힌다. CBO는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2조1000억달러(약 29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일시적 진통제" 평가도…근본 해법은 지출 감축
이번 바이백이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흐름 자체를 되돌릴지에 대해서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중앙은행 전략 헤드는 "즉각적인 효과는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이 조치가 장기간에 걸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 조치가 그동안 금리 급등에 부담을 느꼈던 잠재 매수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향후 투자자들이 과도한 공매도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루수엘라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려면 결국 정부 지출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양당이 공유하고 있는 포퓰리즘적 경제 기조를 감안하면 지출 감축은 현실적으로 선택지에 없다"며 "오늘 아침과 같은 조치는 결국 우리 스스로 만든 재정적 상처에 일시적인 진통제를 바르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재정적자와 2%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에 더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급증까지 겹치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티스 매니저는 재무부가 앞으로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 조치를 두고 향후 재무부가 국채 발행 규모 자체를 줄일지, 아니면 바이백 규모를 80억달러(약 11조2000억원) 수준까지 다시 늘릴지 등 후속 조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 연례 경제심포지엄으로 향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고위급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스티스 매니저는 "워시 의장은 아마도 연설문을 다시 써야 할 것"이라며 "당초에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 신호(포워드 가이던스) 없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초점을 맞추려 했겠지만, 재무부의 이번 조치로 인해 더 단호한 입장을 취하거나 기존의 신호 자제 원칙을 어느 정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